깊은 밤, 아이가 간식을 찾으며 울었다. 그 아이는 작은방에서 홀로 자고 있었다. 옆방에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두 형제가 있었다.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아빠는 옆방으로 건너가 아이를 때려죽였다. 살해를 저지른 아빠는 상해 치사와 사체 유기 죄로 징역 5년을 받았으나 부양할 아이들에게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감형되었다.당시 임신 중이던 엄마는 다가올 출산과 자녀들의 양육 의무로 인하여 기소 유예되었다. 남은 자녀들은 아동 학대 피해 '생존자'들 임에도 다시 부모라는 이름을 지닌 이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부모'가 있기만 하면 그
당신은 ‘휴거’ 혹은 ‘임거’라는 은어를 아는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아파트 브랜드인 휴머니시아와 거지를 합친 단어가 ‘휴거’이고, ‘임거’는 임대아파트에 사는 거지를 뜻한다. 흔히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가난하다는 인식으로 생겨난 차별적인 용어이다.이런 차별적 은어는 선입견과 그로 인한 구별하기, 즉 차별로 생겨난다. 뉴스 등에서 이를 지적하는 장면을 많이 봤지만, 유감스럽게도 차별의 문화가 사라지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다행이도, 2백여 년 전의 한 지식인이 쓴 고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연암 박지원
여름에는 강한 햇빛에서 벗어날 수 없다. 태양광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구분된다. 그중 오존에 의해 차단되지 않은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우리의 피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경희대병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뙤약볕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증상은 홍반, 가려움증, 화끈거림이며 물집, 통증, 부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대개 햇빛 노출 후 12~24시간에 가장 심하게 나타나며, 수일 이내 각질의 탈락이 시작되면 무리하게 벗겨내지 말고 보습제를 자주
합정역 10번 출구에는 2개의 에스컬레이터가 있다.합정역 안으로 내려가는 것과 밖으로 올라가는 것. 그런데 지난 5월 합정역 밖으로 나가는, 그러니까 올라가는 방향의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났다.매일 아침 출근길에 합정역 10번 출구를 빠져나가야만 하는 나는 어느 날 에스컬레이터가 멈춰 있는 것을 보고 상심했다. 이른 더위에 헉헉거리며 드넓은 합정역 역사를 가로질러 온 참이었다.자동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맡기고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그럴 수 없었다. 아쉬워하며 터덜터덜 걸어 올라갔다.그런데 다음 날에도,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책을 통해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공언하며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 문항 배제, 대형 입시학원의 사교육 이권 카르텔 조사, 초등 돌봄 수요 공교육으로 흡수, EBS 유료 강좌 무료 전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교육부가 현재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은 온당하다. 반드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하지만 교육부의 이 같은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공교육 황폐화와 사교육비 급증은 어제오늘의
청년세대에게 ‘동물농장’이 뭔지 물어보면, 아마 모 방송사의 TV 프로그램이라 답할 것이다. 그러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1945)』을 완독한 사람이라면, 일요일 아침을 책임졌던 ‘동물농장’은 후순위로 밀려날 것이다.그만큼 조지 오웰의 소설은 날카로운 풍자의 재미로 가득 차있다.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은 자유를 억압하고 전체주의로 흐른 공산주의나 스탈린주의 비판한 소설가로 유명하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은, 오웰이 에세이와 산문을 다작한 작가라는 점이다. 여기서 소개할 『책 대 담배
얼마 전 일본 규슈 지방에 다녀왔다.조용한 동네를 거닐다 한 공중전화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보통의 공중전화 부스보다 5~6배 넓은 공간에 전화기는 낮은 테이블에 놓여있었다.유리문의 1/2을 차지하는 밑 부분은 뚫려있었고 출입구 쪽에는 턱이 없었다. 유리의 전면엔 장애인 픽토그램 스티커가 붙어있었다.몇 걸음 더 걸어간 곳에 편의점이 있었다. 출입문 앞에는 계단이 3개 있었는데 넓지 않은 계단의 중앙엔 경사로가 설치돼 있었다. ]경사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경사로가 중앙에 위치하는 게 좋다.휠체어, 유아차 또는 짐수레 등이 옆에
인터넷의 빛과 그림자코로나 비대면 시대를 거치면서 ‘사업과 홍보는 전부 인터넷’이 되었다. 유명 유튜버들은 연예인보다 인기가 많고, 인터넷몰, 배달 앱 등 주문과 판매도 인터넷이다.인터넷으로 평범했던 사람이 셀럽이 되기도 하고, 사업이 대박 나기도 하지만, 악성 댓글, 허위사실 유포로 개인이 자살하는 비극도 있고, 기업은 이미지와 신뢰가 손상되어 하루아침에 망하기도 한다.따라서 유튜버나 인터넷을 이용해 사업을 하는 분들은 반드시 인터넷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사업에 위법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법적 문제와 해
운전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운전자 사이에 시비가 붙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때 흥분을 참지 못한 운전자 중에서는 소위 ‘보복 운전’을 하는 경우가 있다.이는 자칫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행동으로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때 ‘보복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어떻게 형사처벌 될까요? 이에 대하여 구체적인 판결 사례를 들어 설명하도록 하겠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A는 2017년 12월 16일 오후 9시쯤 택시를 운전하여 울산 남구의 편도 4차로 도로를 운전하던 중 B가 운전하는 승용차가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지만 엄연히 사형이라는 형벌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사형수도 있지만 형식적인 것이다. 이렇게 실효성 없는 사형제를 계속 남겨 둬야 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무기징역이 최고 형벌이 된 셈인데 최근 갈수록 흉포화 되고 있는 범죄 수법과 흉악범의 재범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형벌 체계에 대한 변화를 불가피하다.현행법상 20년 이상 복역한 무기수와 형기의 1/3 이상을 경과한 유기수의 경우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했다고 판단되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합니다.50억 년 전 태양이 생기고 46억 년 전 지구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38억 년 전 지구에 바다가 만들어집니다. 이곳에서 생명의 역사가 시작됩니다.지구와 지구의 생명체는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생명체가 등장했다 사라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가 탄생합니다.인류가 등장한 지는 이제 겨우 200만 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빅뱅을 1월 1일이라고 하고 현재를 12월 31일이라고 할 때 인류가 차지한 분량은 마지막 1분밖에 되지 않습니다.지구에 비하면 우리는 ‘역
지난 6일 우크라이나 남부의 카호우카 댐이 붕괴됐다. 이로 인해 그나마 안정됐던 곡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심지어는 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수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댐의 붕괴인지 파괴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건 도미노처럼 벌어지는 재앙이 전쟁의 여파라는 사실이다.코믹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1982년에서 1994년까지 연재한 동명의 시리즈를 단행본으로 엮은 작품이다. 동명의 영화는 코믹스를 축약·각색해 만들었다. 모두 하야오의 작품의 기본 기조가
내가 프랑스에서 절망했던 건, 낯선 환경과 사람들 때문이 아니었다.그날 멍하니 누워 나의 무쓸모함을 느끼고 있었다. 저무는 해를 따라 움직이는 햇살 한 줄기가 마침 누운 자리 위로 뻗쳤다.햇살을 확대경 삼아 본 밀폐된 공간에서조차 먼지들은 끊임없이 부유하고 있었다. 미동도 없이 누워 뱉어낸 숨이 만들어낸 현상일까, 어디선가 미세하게 새어들어 나오는 바람의 영향일까.내 안에는 그 어떤 동인도 없는데 무생물인 먼지조차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순간 먼지보다 열등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벌떡 일어나 온 창문을 활짝 열었다. 창밖에
금융당국이 마케팅 전면 금지, 리스크 관리 강화, 정보투명성 제고 등의 내용을 담은 '차액결제거래(CFD) 규제 보완방안'을 확정해 시행한다. 2019년 11월 CFD 규제 완화 후 3년여 만에 다시 규제를 강화키로 한 것이다.물론 이번 규제 강화의 배경에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주가조작 악용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다.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이 이번 사태를 절대로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후폭풍은 커질 전망이다.금융당국의 이번 규제로 인해 증권사의 한 숨도 깊어질 것은 자명하다. 규제 강화에 따른 시장의
실패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실패의 사전적 의미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입니다.목표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무슨 일이든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실패는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세상에는 바로 이 두려움을 달래주며 실패를 권하는 명언이 많습니다. 가장 고전적인 것은 에디슨이 말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입니다.시행착오가 모여 결국 성공으로 이끈다는 인사이트입니다.찰리 채플린도 한마디 했습니다. “언제든 몸을 굽혀 아무것도 줍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생각만 해도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잠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만큼 이번에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이 비상문 개방 사고는 가히 충격적이다.항공기 사고는 다른 모빌리티 사고에 비해 작은 사고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사고 발생 시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 등으로 인해 반드시 발생하지 말아야 할 사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승무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이번 사고에서도 청소년을 중심으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그나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유튜브를 보며 정보를 얻기도 하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도 한다.우리가 유튜브에 빠져 사는 만큼 그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그래서 유튜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여기에 비례해서 ‘주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이런 세태에서, 김내훈 작가는 오히려 폭망하거나 우스꽝스럽게 실패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관심과 주목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심지어 오늘날에는 특정 집단의 분노를 유발하여 주목 경쟁에 승리하는 사례들이 창궐하고 있다. 김내훈의 『프로보커터』는 혐오와 경멸을 바탕에 두고 분노를 일으키며 주목 받는
상투 튼 꼬마 신랑도 어른 대접을 해주면서 자연스레 나이 먹은 처녀, 총각은 말로만 노老자를 붙여 불렀다.개인의 삶의 태도나 성숙함 따위는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진정한 어른이 되지 않았다고 함부로 폄하했다.이후에 골드 미스와 골드 미스터가 등장했지만 철저히 재력과 능력 위주의 단어라 소외된 이들을 포용하지 못하는 단어에 머물러 아쉽기만 하다.요즘은 비혼주의라는 말을 더 친숙하게 쓰지만 2021년 기준 1인 가구가 전체의 33.4%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의 비율인 29.3%를 앞선 이 시기에도 ‘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잡기 위해 전화하거나 집앞에서 기다려보신 경험 한번씩 있을 것입니다.헤어진 연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2주 동안 매일 집 앞에서 기다렸다는 일화도 심심치 않게 있었습니다.몇 년 전에는 이런 행동들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되고 나서는 범죄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문제는 이게 죄가 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80% 이상이라는 것입니다.‘나는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다시 잡고싶은 순수한 마음에 연락을 하는데 이게 죄가 되나?’라고 생각하시면서 억울해 하
윤석열 정부의 집회·시위 규제가 갈수록 가관이다. 대통령실 앞 집회 금지 추진에 이어 심야 시간대 집회 금지까지 규제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다.엄연히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국가에서 이런 발상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건설노조가 대규모 불법집회를 강행했으니 이번에 소위 매운 맛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에서 나선 법 개정이라면 이해를 전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법 개정을 정당화할 수 없다.집회·시위는 법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