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인스타그램
호날두 인스타그램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자주 소환되는’ 선수를 꼽자면, 단연 ‘호날두’일 거다.

여기서 말하는 ‘호날두’는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말한다. 소환의 이유가 좀 서글프다.

역사상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 중 한 명인 ‘호날두’지만, ‘역사상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로 꼽히기도 하는 ‘메시의 존재’가 소환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메시는 오늘(2019년 5월2일),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2차전에서 ‘미친’ 활약을 펼쳤다.

메시의 활약이야 그리 새로울 것도 없지만, 전세계 수많은 축구팬들은 또 다시 머릿속으로 ‘호날두’를 소환했다.

‘호날두, 넌 메시한테 안 돼…’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필자의 졸저 <긋플레이어>(부제: 내가 사랑한 선수들)에 담긴 ‘호날두’편에서 난 그를 ‘가장 화려한 슬픔을 간직한 선수’라 표현하였다.

내가 호날두 앞에 ‘가장 화려한 슬픔을 간직한 선수’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표현하는 호날두가 팬들에게 있는 그대로 용납받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었다.

메시에 비해 감정 표현이 좀 더 투명해 보이는 호날두는, 그러한 기질 때문에 메시보다 ‘안티팬’이 많다.

물론, ‘가장 화려한 슬픔’이란 건 상당히 과장된 표현이기도 하다.

호날두 정도의 실력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선수에게 그러한 수식어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러나, 오늘 하루 축구팬들의 머릿속으로 소환됐을 호날두를 떠올려보면, 매번 소환되는 호날두에게 ‘가장 화려한 슬픔’이란 수식어가 은근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아주 해묵은 논쟁이 되어버린, ‘호날두와 메시 중 누가 더 훌륭한 선수인가’라는 주제에 답을 내리는 건 그리 의미 있는 논쟁 같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정말 ‘여전히 너무나’ 재미나는 논쟁이다.

그리고 왠지, 이러한 논쟁으로 피곤한 선수는 메시보다는 호날두 같다는 생각을 떠올리면, 메시가 호날두보다 ‘반보’ 정도 앞서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호날두 팬으로부터 분노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하지만 오늘은, 유벤투스는 이미 탈락한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메시가 미친 활약을 펼쳐 팀을 승리로 이끈 날이라는 걸 감안해주길 바란다.

만약, 내년 이맘때쯤 반대 상황이 펼쳐진다면, 나는 전혀 다른 느낌의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잉글랜드와 스페인 축구에서 ‘정점’을 찍은 호날두는 이탈리아 축구라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스웨덴 축구 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 갤럭시 소속)는 호날두의 도전을 두고 “이미 이탈리아 축구의 정상을 수년째 지키고 있는 유벤투스로 팀을 옮긴 게 무슨 도전이냐”라는 식으로 반응했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리그로 자신의 ‘장(場)’을 옮긴 건 분명 도전이 맞다.

호날두는 유벤투스로 팀을 옮긴 뒤 메시를 향해 “인생은 도전이다”라며 “메시 역시 이탈리아 축구에 도전하기 바란다”는 식의 이야기를 던졌다.

메시는 “이미 바르셀로나라는 최고의 팀에서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말로 호날두의 이야기를 일축했다.

새로운 리그를 차례로 접수해가면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검증하고 있는 호날두의 제안 속에서 ‘메시를 향한 묘한 열등감’ 같은 걸 읽어냈다면, 내가 너무 지나친 해석을 가하고 있는 걸까.

호날두의 제안을 한 마디로 일축한 메시를 보며 ‘호날두를 향한 메시의 무심함’을 읽어냈다면, 내가 너무 둔한 걸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오늘이 바로 ‘메시의 날’이었다는 걸 감안해서 읽어주기 바란다.

이 글 역시 내년에 읽으면 전혀 다르게 읽혀질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메시는 오늘 넣은 두 골로 프로통산 600골을 채웠다.

그렇다면, 호날두는 현재 몇 골일까. 메시보다 1골 적은 599골. 스포르팅 리스본(5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18골), 레알 마드리드(450골), 유벤투스(26골) 등 공식대회 통산 799경기서 599골을 넣고 있다.

이런 선수에게 더 이상 어떠한 검증이 필요할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당시 동료인 에브라에게 “오직 축구밖에 모르는 재미없는 선수”라는 식의 이야기까지 들은 ‘연습벌레’에게 더 이상 무슨 성실함을 더 요구할 수 있을까.

1985년생이지만, 신체 나이는 20대 초반으로 측정된 이 선수에게, 우리가 더 이상 어떤 ‘자기관리’를 더 요구할 수 있을까.

호날두는 오늘 하루, 좀 피곤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호날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연습을 이어가며, 최고의 기량을 펼칠 거다.

그게 호날두가 살아온 방식이고, 호날두가 위대한 이유다. ‘

메시’없는 호날두를 상상할 수 없듯, ‘호날두’ 없는 메시 역시 상상할 수 없다.

길고 짧은 건, 결국 끝까지 가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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