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어디까지나 책은 구원투수처럼 등장해야 유효하다. 적어도 비행기에선 말이다.”라는, 아주 도발적인 말을 던졌다.

그리고 이건 철저히 ‘비행기 안’이라는 공간에 한정된 이야기임을 밝혔다.

그렇다면, ‘음악’은 어떤 투수일까. 음악은 내가 보기에 농구로 치면 식스맨에 가깝다.

주전은 아니지만, 수시로 등장하여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식스맨.

때로는 주전 이상의 활약을 펼치기도 하는, 붙박이 주전은 아니어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 내게 ‘비행기 안에서의 음악’은 농구로 치면 식스맨 같은 존재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어디까지나 ‘내게 있어 비행기 안에서의 음악’이 그렇다는 거다.

영화를 보며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버텨내다가, 중간 중간 음악을 들으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다.

지금껏 10번 정도 장거리비행을 해봤으니, 나름 장거리 비행에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장거리 비행이 ‘너무’ 답답한 나에게 음악은 식스맨.

좌석에 달린 화면을 터치하며 이 음악 저 음악 틀어본다.

이런, 듣는 순간 ‘이번 비행엔 바로 이 노래야.’ 싶은 노래가 내 귀에 떡 하니 얹힌다.

그건 바로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이 이끌었던 밴드 ‘넥스트’가 부른 노래 <해에게서 소년에게>였다.

이 노래는 내게 이번 여행 세 번째 ‘B’(BOLD, 용감한)가 되어 내 가슴에 떡 하니 얹혔다.

<해에게서 소년에게>

“이제 그만 일어나 어른이 될 시간이야,

너 자신을 시험해봐, 길을 떠나야 해.

니가 흘린 눈물이 마법의 주문이 되어,

너의 여린 마음을 자라나게 할 거야.

남들이 뭐래도 니가 믿는 것들을 포기하려 하거나 움츠려 들지마,

 

힘이 들 땐 절대 뒤를 돌아보지마, 앞만 보며 날아가야 해,

너의 꿈을 비웃는 자들 애써 상대하지마

변명하려 노력하지마, 그저 웃어버리는 거야

아직 시간은 남아 있어, 너의 날개를 펴질 거야,

NOW WE ARE FLYING TO THE UNIVERSE.

마음이 끄는 곳, 높은 곳으로 날아가.

 

절대 뒤를 돌아보지마,

앞만 보며 날아가야 해,

너의 꿈을 비웃는 자를 애써 상대하지마,

변명하려 노력하지마, 그저 웃어버리는 거야.

아직 시간은 남아 있어, 너의 날개를 펴칠 거야,

더 높이 더 멀리, 너의 꿈을 찾아 날아라

소년아, 저 모든 별들은 너보다 먼저 떠난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란다,

세상을 알게 된 두려움에 흘린 저 눈물이 이 다음에 올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는 거지.”

‘이런 비현실적인’ 가사는 ‘이런 비현실적인’ 비행 안에서 가장 유효하다.

37살 나이에, 두 딸을 둔 가장이 ‘꿈을 쫓아’ 샌프란시스코로 간다는 건, ‘용감함’을 필요로 하니까.

그리고 하나 더, 이런 비현실적인 비행에는 현실적인 음식이 하나쯤은 필요하다.

라면이다. 그것도 신라면.

후르륵, 라면을 삼키며,

가슴엔 ‘BOLD’를 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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