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두 본지 발행인
남기두 본지 발행인

 

'사랑'을 강조하는 종교 단체장의 정치 편향적 발언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과연 종교 단체장 직함으로 특정 정치인을 비난하는가 하면 근거 없는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의 시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이기도 한 그의 최근 행보는 기독교의 교리에 부합한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만하다.

목회자가 정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목사 신분을, 한기총 대표회장 직함을 내려 놓을 때 가능하다.

종교인은 순수하게 신도들에게 교리 따르며 이를 전파하는 등 종교활동에만 전념해야 한다.

전 회장의 최근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과 근거 없는 낭설을 언급하는 것은 정치적 욕심에서의 발단으로 보지 않고선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순수 종교단체의 수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감방을 교대하라'고 주장하더니 '문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하야하라'며 기도회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권의 사회주의 혁명 시도', '전라도는 빨갱이' 등 거짓에 매우 가까운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목사이자 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사람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 누가 봐도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전 회장의 이런 발언과 행동은 그의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 한다.

이는 교회가 순수한 종교활동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자임하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런 발언이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닌 미국의 역사를 언급하며 합리화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정치와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의 정치는 엄연히 다르다.

전 회장은 '미국 정치가 역사적으로 볼 때 기독교 또는 교회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교회가 정치하는 집단이라고 했는데 가히 말인지 막걸리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교회가 정치로 진출한 사례가 많은 미국사를 표방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정치역사가 온당하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미국의 교회에서 보인 사례가 정답이라는 것인가.

그가 종교를 이용해 정치인이 되고 싶은 것인지 속내를 정확하게 알긴 어렵다.

분명한 것은 미국사를 언급하며 교회가 종교기관이 아닌 정치집단이라고 규정, 그가 신도 등에게 '정치인' 또는 '정치종교인'의 모임이라고 가르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의 논리에 따라 그는 정치인이며 교회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정당이다.

황당하다.

전 회장은 기독교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시기에선 그가 정치에 대한 야망이 있다는 솔직한 마음을 보여 주기 싫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치를 하고 싶다면 교회를 떠나 정치를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을 하면 된다.

하지만 교회를 정치집단이라고 말한 것을 볼 때 계속해서 교회를 이용한 정치적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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