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노동개악규탄 결의대회 개최..."오늘날 한국마사회, 부정과 갑질의 대명사"

18일 오후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열린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노동개악규탄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고 문중원 기수의 사진이 붙은 관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남기두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노동개악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정부와 한국마사회에 △고 문중원 기수 죽음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한국마사회의 공식사과와 비리근절, 재방방지책 마련 △선진경마 제도 폐기 등을 촉구하며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참가자들은 '투쟁선포 결의문'을 통해 "사람의 목숨까지 쥐어짜는 무한 경쟁 경마 시스템에 '선진경마'라 이름을 붙이고 말을 달리는 마사회,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도 '마사회 놈들은 믿을 수 없다'며 유서의 복사본까지 챙겨야했던 열사. 열사의 목숨을 끊어간 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죄에 맞는 벌을 내려야 한다"며 "처벌하기 위한 진상규명은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앞서야 함에도 49재를 지나도록 이 당연한 것조차 약속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노동자의 삶을 묻어버린 것도 모자라, 노동자의 죽음까지 묻으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열린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노동개악규탄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남기두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경마기수가 목숨을 걸고 일하는 일터에서 내부의 부정과 비리를 폭로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일터로 만들고자 죽을 힘을 다해 뛰어 다니다 결국 가족들과 동료들 곁을 떠났다"며 "이는 문중원 열사를 포함한 7명의 기수, 조교사 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산경마공원의 극단적 경쟁을 압박하는 선진경마다. 온갖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죽음의 경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수와 조교사 등의 등골을 짜내 이익만 추구하는 마사회, 부정과 비리로 반인권, 반노동적인 운영체계에 안주하며 온갖 기득권을 누려온 마사회 경영진"이라며 "결국 문중원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은 이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마사회는 아직도 죽음을 막을 운영체계와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설 명절 전에 고인을 보내길 염원하는 열사의 유족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하고 있지 않다"며 "그리고 그 책임자가 버젓이 활보하고 있는 채 한국마사회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경찰 조사 40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다"고 마사회와 경찰을 비판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마사회는 부정과 갑질의 대명사이자 7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죽음의 일터가 됐다"며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마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또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이 줄기차게 요구해 왔고 강조되고 있는 것이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며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 경영진은 기수, 마필관리사 등 마사회 핵심 업무 종사자들의 잇단 사망에 대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진정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열린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노동개악 규탄 결의대회'에서 고 문중원 기수 아내 오은주씨(가운데)가 무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남기두 기자
18일 오후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열린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노동개악 규탄 결의대회'에서 고 문중원 기수 아내 오은주씨(가운데)가 무대에서 오열하면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남기두 기자

이날 결의대회 현장에는 고인의 아내 오은주씨 등을 포함한 유가족이 참석했다. 유가족은 고인이 나오는 영상과 메인무대에 올라 발언하는 시간에 오열하기도 했다.

한편, 고인은 지난 2015년 조교사면허 취득에도 불구하고 마사회의 불합리한 행태로 마사대부(실질 조교사)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언급하는 등 마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해 11월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유서 등 사안이 명확해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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