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에 의해 해고로 내몰려...기업 약탈 대표 사례"

"홈플러스의 폐점매각은 투기자본인 MBK 파트너스에 의해 자행되는 것인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기자본규제법이 제정돼야 할 것입니다."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12일 <RTK 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현재 구조조정으로 해고 위협에 내몰린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5대 요구안(폐점매각 중단, 신규인력 충원, 유통산업발전법 전면 개정, 투기자본 규제 강화, 온라인배송자 노동권 보장) 중 대형마트의 무차별적이고 일방적 폐점매각이 중단돼야 할 것 같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매출의 증가로 자본은 수익을 가져가는데 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투기자본에 의해 해고로 내몰리고 있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5대 요구안에서 최우선으로 선결돼야 한다고 보는 것은?
"현재 구조조정으로 해고 위협에 내몰린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 첫 번째 요구인 대형마트의 무차별적이고 일방적 폐점매각이 중단돼야 할 것 같다. 홈플러스의 폐점매각은 투기자본인 MBK 파트너스에 의해 자행되는 것인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기자본규제법이 제정돼야 할 것이다."

△노조에서 요구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골자와 방향은?
"유통산업에서의 온·오프라인노동자들 노동권이 보장되는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되고 온·오프라인 산업의 고른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2015년 후 유통산업발전법은 온라인 유통 확대, 물류와 결합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과도한 제한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시장과 온라인 유통시장의 고른 발전이 새 이슈로 등장하면서 이 법에서 규정하는 의무휴업과 종사자 보호조치 또한 온라인 유통업체와 형평성 문제, 온라인 유통에서 야간 노동과 장시간 노동이 늘어나는 조건에서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 법에는 무점포판매 관련해 제대로 된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에 신산업 규제라는 논쟁을 넘어 무점포판매업 관련 세부조항을 마련하고 온·오프라인 시장 전체에 공정한 규제와 고른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법을 전면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요구로 무점포 판매업의 영업시간 규제를 요구한다.
"우선 무점포판매의 경우 0시~4시까지 물류창고에서 분류, 배송을 제한하자는 것이다. 이는 과도한 배송 속도경쟁에서 노동자 보호, 유통시장 온라인화의 속도 조절로 인한 중소상공인 보호, 유통물류 기술혁신 촉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오프라인 영업시간·의무휴업 제도를 온라인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코로나19나 기업의 비용 저감 등 이유로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곳이 많아졌고 이에 익숙해진 소비자 호응도 높아 추가 고용이나 구조조정 중단 명분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키오스크, 무인셀프계산대 도입으로 대형마트 내 노동자 중 계산원 비율이 대폭 감소했다. 현장의 타 부서 인력 부족으로 인한 부서 이동이 있어 계산원의 즉각적 해고가 발생하지 않지만 이로 인해 신규 충원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노조가 신기술 발달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해당 직군 노동자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을 제기하는 것이다. 현재 마트에서 발생하는 무인계산대 도입 과정은 일방적으로 통보되는 방식이다. 해당 노동자는 다른 기술을 배울 시간도 보장 받지 못한 채 타 부서로 발령이 나야 하는 상황이다. 기술 도입으로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나빠지거나 고용이 위협 당해선 안 될 것이다. 또한 기술 도입이 신기술이 익숙하지 않거나 사용하기 어려운 약자에 대한 불편을 당연시 해서도 안 될 것이다."

△MBK의 홈플러스 매각 후 운용을 약탈적 자본의 먹튀를 대표하는 것으로 보는가?
"투기자본 사모펀드의 기업 약탈 대표 사례라고 생각한다. MBK는 2015년 사상 최대의 LBO(차입매수)를 추진해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인수자금 7조2000억원 중 홈플러스를 담보로 5조원을 차입하는 사상 최대의 LBO 추진이었는데 이는 인수자금의 71% 가량을 외부 빚으로 조달한 것이다. 인수는 MBK가 했는데 그 빚과 이자는 팔려간 홈플러스가 갚는 기상천외한 수법이 바로 LBO 방식이다.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전부 MBK 이자비용으로 지급됐고 그것도 모자라 MBK는 홈플러스의 자산을 팔아 이자를 갚았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세일즈앤리스백, 부지·물류센터·연수원 매각과 알짜매장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 등으로 약 4조원을 가져갔다. 고용노동부 공시자료를 보면 MBK 인수 후 홈플러스 직원 수는 2015년 12월 2만5359명에서 5년이 지난 올해 2월에는 2만830명으로 4529명이 감소했다. 외주·협력직원 등 간접고용 직원은 2015년에 비해 2019년 12월 기준 4349명 감소해 약 9000명 가까운 인력이 줄었다. MBK는 노동자 고용안정은 안중에도 없고 홈플러스 알짜부동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혈안이다. 인수목적도 부동산 매각을 통한 이윤 극대화에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기도 했다."

△10월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현 상황에서 부담이 되지 않나?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이 된 상황을 얘기하는 것인가. 하지만 위원장을 구속해도 투쟁은 구속할 수 없다. 코로나19 상황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19에 비해 해고가 더 무섭다.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켜준다면 거리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어 오프라인 매장 유지에서의 많은 비용 투입에 부정적 시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계속 오프라인 매장에 들여야 하는 것으로 보는가?
"유통산업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물류센터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쿠팡의 경우 신규로 물류센터를 건설해야 하지만 신세계 쓱닷컴은 도심 한가운데 있는 이마트를 물류센터로 사용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오프라인 매장이 유지돼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또 대형마트의 온라인 매출이 높아도 오프라인 매출을 뛰어 넘기에 아직 부족하다. 온라인 산업이 계속 성장해도 온라인 쇼핑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한 변화는 있겠지만 폐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유통산업의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균형 있게 발전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해당 노동자 일자리 질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새로 늘어난 온라인에서의 일자리는 비정규직들로 채워지고 있다. 쓱닷컴 물류센터에 2070명 정도가 근무하는데 이 중 70명만 쓱닷컴 직영노동자이며 나머지의 경우 특수고용노동자인 배송기사와 파견노동자다. 온라인 매출의 증가로 자본은 수익을 가져가는데 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또 MBK 투기자본에 의해 해고로 내몰리고 있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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