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이 '삼성전자 임금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 지원단 발대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웅래·이수진 민주당 국회의원,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또한 민주노총을 비롯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법률단체,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해 삼성전자의 무노조경영을 비판했다.

이원일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삼성이 주장하는 무노조경영의 본질은 노사협의회에 있다. 그러나 노사협의회가 사용대표와 사용자대표가 만나 협의하는 기구임에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노사협의회는 사용자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었다”며 “삼성은 노사협의회를 앞세워 노조 무력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은 노사협의회에 임금협약과 관련된 교섭권과 체결권을 부여하더니 이내 노사협의회나 어용 노조를 앞세워 노동조합의 권리를 가로챘다”며 “앞으로 공동지원단 차원에서 전국 삼성전자 사업장 투쟁, 전국 집중 집회, 노동부 대응 등의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박경선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과거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했지만 회유와 협박·해고 등의 갖은 방법으로 탄압이 있었다”며 “이 사실들이 만천하에 공개되어 관련자들이 처벌까지 받았지만 기업은 더 교묘한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일들이 단순히 삼성전자에서 일어날 것이라 판단하지 않는다. 이는 삼성그룹사 노동조합들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선포고 무노조경영으로 회귀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선언이다”며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삼성의 무노조경영과 노사협의를 통한 노조 무력화시도에 맞서 삼성전자 공동교섭단 노조들과 함께 연대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노웅래 민주당 국회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0년 5월 ‘무노조경영 철폐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오늘, 삼성의 무노조경영은 다시 부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정치·검찰·언론의 유착이 있다”며 “내일 청문회를 받는 이정식 노동부장관 후보자도 노동자문을 해주고 삼성으로부터 1년여만에 억대의 돈을 받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은 “지난 2013년 삼성무노조경영 전략이 담긴 소위 S그룹 노사전략문이 외부로 드러난 적이 있었다. 당시 삼성은 노사협의회를 활용해 노동조합의 대항마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며 “노사협의회는 대기업에게 사측의 무노조경영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무노조 경영의 도구인 노사협의회 활용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송이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삼성 자본과의 전면전을 선포한다. 지난주 금요일 삼성전자-노사협의회와의 임금협상 결과의 일방적 발표는 삼성전자 노동조합만이 아니라 삼성그룹 계열사 모든 노동조합과 전체 노동계의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고 전했다.

그는 “노동조합을 철저히 배제한 삼성의 일방적 임금발표는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법적으로도 노사협의회와 노동조합의 구성과 기능,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며 “노사협의회는 단순협의기구로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고유 권한인 단체교섭권을 절대 침해할 수 없다. 그러나 삼성은 노사협의회나 어용노조를 내세워 노동조합의 권리를 빼앗고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투쟁은 노동자 모두의 투쟁이다. 삼성 자본이 결정하면 모든 계열사에 적용되고 나아가 전체 기업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며 “오늘 발대식을 시작으로 삼성 자본과의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이어나갈 것이다”고 선언했다.

한편 노조는 공동지원단 차원에서 이재용 집 앞 농성 투쟁 지원, 전국 삼성전자 사업장 투쟁, 전국 집중 집회, 노사협의회 불법 교섭에 대한 법률 대응, 국회 토론회 등의 투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