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정책비전 발표' 행사에 참석했다 . / 남기두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정책비전 발표' 행사에 참석했다 . / 남기두 기자

미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경제 성장세가 급속히 둔화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이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은행(WB)은 ‘오일쇼크’가 세계 경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도래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내놓았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전 세계 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주요 항구 봉쇄 등 변수가 등장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경제 침체 전조증상…세계 경제 ‘빨간불’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풀었던 유동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더해지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는 침체에 빠지는데 물가는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어 세계 경제가 ‘총체적 난국’ 상황이다.

지난 7일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1%에서 2.9%로 낮추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와 같은 분석은 전 세계가 겪은 코로나19 피해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탓이 크다. 두 요인이 세계 각국의 경제 둔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공급망 차질,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세계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많은 국가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무역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도 올해 성장률이 4%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동 산유국의 생산량 감축으로 석유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던 70년대에 저성장·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당시 선진국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섰고 이는 개발도상국에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연쇄 작용을 일으켰다.

세계은행의 이와 같은 경고는 세계 경제가 당시 상황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한 데 이어 오는 15~16일 FOMC 회의에서 큰 폭인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결국 미국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경고가 최근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

미국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6%로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공포를 더하고 있다.

◇ 한국경제도 ‘태풍 권역’…고물가에 물류난까지

각국 정부가 고강도 긴축 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 또한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고가 몰려오면 한국도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비롯한 태풍의 권역에 들어가 있다”고 언급해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현 상황을 ‘복합위기’로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한마디로 복합위기가 시작됐다”면서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정책 수단을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관계부처와 함께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자세로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월 3.7%, 3월 4.1%, 5월 5.4%로 14년 만의 최고치다. 정부는 당분간 5%대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 상승세에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 쇼크로 이어졌다. 전날 글로벌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보내면서 이날 코스피도 장중 2500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하지만 2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 부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산하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산하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이 이날로 8일째 이어지면서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발생한 국내 산업계 피해 규모는 약 1조6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12일 6일간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요 업종에서 총 1조5868억 원 상당의 생산‧출하‧수출 차질이 발생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조속한 파업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내야 한다”라며 “(정부가)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특단의 노력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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