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미남당’ 방영을 항의하는 기자간담회 ‘KBS 드라마 ‘미남당’ 제작발표회에서 이야기되지 않는 것들’이 진행됐다./ 남기두 기자 
27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미남당’ 방영을 항의하는 기자간담회 ‘KBS 드라마 ‘미남당’ 제작발표회에서 이야기되지 않는 것들’이 진행됐다./ 남기두 기자 

희망연대노동조합이 27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불법제작된 드라마 ‘미남당’ 방영 강행 규탄한다! 시민사회단체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진재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 권순택 KBS 시청자 위원 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이은규 前 MBC 드라마 국장, 윤지영 공익인권법재단 변호사, 박찬희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미남당 스태프 A씨가 참석해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7일 노조는 ‘미남당’이 스태프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드라마를 제작했다며 방영 일정 제고를 촉구하며 ▲노동자들의 인권 보장 ▲법정 노동시간 준수 ▲부당해고된 스태프 복귀 등을 요구했다.

한편 ‘미남당’측은 “논란은 사실이 아니며 업무위탁계약서에 따라 주 52시간을 준수하며 촬영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 모든 문제의 원인은 스태프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

진재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드라마를 만드는 스태프들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고 권리를 짓밟으며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리려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진 사무국장은 드라마현장의 불법제작 문제는 굉장히 오래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문제가 제기된지 얼마 안됐고 문제 해결의 속도 또한 더디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의 스태프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도 현실이다. 지금 ‘미남당’에서도 일어나는 상황들이 어떤 현실을 보여주는지 잘 알 수 있을것이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윤지영 공익인권법재단 변호사는 “모든 문제의 원인은 스태프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며 “그래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완성됐다”고 비판했다.

윤 변호사는 “현장의 사례 중 인상깊게 들었던 것들이 있는데 ‘하루15시간 촬영’이 그 사례다. 현장의 계약서를 보면 근무시간을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추는것처럼 나와있지만 이는 모순을 갖고 있다”며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르면 근로자는 1일 8시간, 주 40시간의 근무가 가능하고 근무시간의 연장은 12시간까지만 가능하다. 탄력적 근무시간제라 가정해도 문제는 이 탄력적 근무시간제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취업규칙에 그런 내용이 들어가있어야한다. 그러나 애초에 취업규칙이 없다. 왜냐하면 드라마 제작현장의 스태프를 근로자로 인정을 안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당의 정확한 세부내용 없이 교통비·숙식비 등을 다 합쳐서 일당이라고 표현한 것 역시 명백히 근로기준법위반이다”며 “이미 고용노동부에서도 스태프 역시 근로자로 보는 시선이었는데 법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많은 침해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 시작이 잘못돼도 빨리 깨달아야... 지금은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해야 할 때

27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미남당’ 방영을 항의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은규 전 MBC 드라마 국장이 불공정한 방송제작 현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27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미남당’ 방영을 항의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은규 전 MBC 드라마 국장이 불공정한 방송제작 현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이은규 前 MBC 드라마 국장은 “사실 PD가 제작사·경영진·스태프와 문제가 있을 때 반대편에 서 있기 쉽다”며 “그럼에도 여기 참석한 이유는 후배들이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 있고 드라마 시장 자체가 격변의 시기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합리적으로 용기있게 헤쳐나갈것인지 걱정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예전에는 일주일이면 6일을 촬영하고, 한번 촬영할 때 18~19시간정도를 촬영한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 추세를 시작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일조하기도 했다”며 “그런 문화에 일조한 것에 죄의식이 있기 때문에 국장이나 PD협회장일 때 변화하려는 노력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드라마 PD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바꾸려 해야 한다. PD들이 모여 현 드라마 시스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논하고 창의성을 가진 PD가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니시리즈의 편성 횟수도 주 2회에서 1회로 줄여 근무환경과 작품의 질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시작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지금있는 사람들이 빨리 깨달아야 한다. 근로시간·밤샘과 관련해서는 양보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호소했다.

권순택 KBS 시청자 위원 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KBS가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KBS가 만만해서 건드리는게 아니라 KBS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에서 이런 상황들이 많이 벌어지는 것이다”며 “KBS가 공영 방송인 만큼 공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여전히 KBS는 계약상의 문제를 이유로 전권을 가지지 못해 방영 편성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회피한다”고 말했다.

이어 “KBS가 이대로 ‘미남당’을 편성하면 KBS의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용인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라며 “차후 만일 불법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드라마가 있다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선언도 해야 하고, 그 행보에 가장 앞장서야 하는 것도 공영방송 KBS가 해야 하는게 맞지 않는가 ”라고 전했다.

◇ 근로자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중요

27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미남당’ 방영을 항의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박찬희 위원장이 불공정한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27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미남당’ 방영을 항의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박찬희 위원장이 불공정한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박찬희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처음에 노사협의로 근로시간이나 표준근로기준법을 이행해달라고 요구했을 때 제작사에서는 스태프들은 노동자가 아니기에 지킬필요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촬영현장은 계획을 갖고하는 현장이어야 사고도 없고 안전할 수 있는법인데 이게 무슨 현장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영화계는 노사정 이행협약이 체결된 이후에 근로계약과 4대보험 적용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었다”며 “현재는 근로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영화 현장에 만들어졌는데 드라마 현장은 여전히 갈길이 멀다. 노동적으로 얘기를 해보면 계약서에 적혀있는 불합리한 내용들로 스탭들이 말을 할 수 없고, 말을 하더라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미와세포들’이라는 작품을 갔을때는 근로시간을 지키려 노력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미남당’의 제작 환경은 그런게 느껴지지 않았다. 근로환경은 현장내 분위기가 만들어져야하는데 노동자들이 아무리 목소리를 내도 묵살당하고 무시당하는 그런 현장일수록 문제점도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27일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한 스태프가 미남당 드라마 시청거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27일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한 스태프가 미남당 드라마 시청거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그는 “지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는건데 왜 그 책임을 스태프한테 전가하는지 의문이다”며 “요즘 영화는 플랫폼에서 근로계약과 4대보험을 내주는데 드라마 현장은 예술인산재보험을 갖다붙이고 용역계약서에 불합리한 조항이 적혀있거나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스탭이 책임진다던지 그런 조항이 나오는것들은 엄히 처벌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현장내의 근로자가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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