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이태원 패션5 앞에서 열린 'SPC 민주노조 탄압 분쇄 투쟁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기두 기자
1일 서울 이태원 패션5 앞에서 열린 'SPC 민주노조 탄압 분쇄 투쟁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기두 기자

지난달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불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안전장치나 사고 후 대처 등이 미흡했다고 알려진 SPC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부정적인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 SPC 잇단 산재사고에 소비자들 뿔났다

 지난달 15일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교반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SPC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SPC 허영인 회장이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냈으나 이틀만에 또 다른 SPC 계열사인 샤니에서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여론은 더욱 악화일로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SPC 그룹 노동자들의 질병 재해 신청 건수는 총 108건이다.

한 달에 2건 산재 신청이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SPC그룹이 끼임 사고 피해 노동자 빈소에 경조사 지원 명목으로 SPC그룹의 빵을 두고간 사실이 보도되면서 온라인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고인과 유가족을 배려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소비자 불매 운동의 여파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빵류 제조업은 SPC그룹 계열사 5곳의 점유율이 80%가 넘을 정도로 사실상 독점적인 시장구조여서 불매운동을 하려면 소비자들이 빵을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과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 임금 비교자료 입수 및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남기두 기자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과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 임금 비교자료 입수 및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남기두 기자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5~31일 포켓몬빵 매출은 사고 이전인 9월 28일~지난달 14일에 비해 10% 가량 감소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고 이전 SPC그룹 제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30% 증가했으나 사고 이후 10%대로 매출 신장률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 편의점에 따르면 같은 기간 SPC 그룹 상품 매출은 약 3.6% 감소했다.

◇ SPC, ‘안전경영위원회’ 출범

SPC는 안전 경영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으로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향후 SPC 전 계열사 사업장의 산업안전, 노동환경,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대해 감독‧권고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SPC는 지난 14일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위원장으로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외부위원과 1명의 내부위원(서양석 SPC 정도경영본부장‧부사장)으로 구성됐다.

분야별 실무자로 구성된 안전경영사무국을 별도로 설치해 실행력을 갖췄다.

정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혁신위원회 초대 위원장, 대검찰청 검찰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항공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정부와 사법기관, 기업의 쇄신을 위한 외부 자문기구를 이끌어 온 전문가다.

이 밖에 천영우 인하대 환경안전융합과 교수, 정지원 전 부산고용노동청장, 조현욱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등이 안전경영위원회 위원을 위촉됐다.

SPC 관계자는 “여러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한 정갑영 위원장을 필두로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외부 위원들을 영입해 위원회를 출범했다”라며 “위원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 반영해 안전 경영의 기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허영인 회장은 향후 3년간 총 1000억 원을 투자해 안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전시설 확충과 설비 자동화 700억 원, 직원 작업 환경 개선 200억 원, SPL 산업안전 개선 100억 원 등을 전사적인 안전 경영 강화에 집중하여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spc 사진 제공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spc 사진 제공

SPC는 안전관리 강화대책에 따라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4개 외부 전문기관(한국산업안전관리원‧대한산업안전협회‧안전보건진흥원‧한국안전기술협회)을 통해 전사 안전 진단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11월 말 안전 진단이 완료되는 대로 안전경영위원회를 통해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SPC측의 이같은 안전경영강화 대책 마련에도 여전히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이미지 쇄신이 가장 큰 숙제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6223명이 참여한 ‘SPC그룹 반노동·반인권, 산재사망 해결 촉구 국민서명’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파리바게뜨 노조 관계자는 “안전 대책에 앞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직원들을 우선 존중하는 방안 마련이 급선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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