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민변대회의실에서는 이태원참사유족들은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태원 참사 이후 유족들이 직접 현재 심경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및 이태원 참사 책임자 처벌과 진상요구 등을 전하기 위해 모였다. 

민변은 희생자 158명 중 34명 이상의 유가족들이 모여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김인홍 씨 어머니 A씨는 "저희 아들은 오스트리아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30년간 빈에 살던 아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한국 대학의 어학당에 공부를 하러 왔다가 희생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에게 항상 YES와 NO를 확실히 가르쳤다. 지금 제가 가장 힘든건 나라를 이끄시는 분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게 참으로 답답하다."고 밝혔다.

희생자 이상은씨 아버지는 "상은이를 보낸 후 엄마 아빠를 부르며 살려달라고 마지막까지 애원했을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가 우리 딸에게 썼던 편지가 있다. 태워서 딸에게 붙이려고 했는데 태우지를 못하게 해서 오늘 편지를 붙인다."고 밝혔다.

이상은 아버지는 "상은아. 대학 졸업과 함께 미국 공인회계사에 합격하고 '아빠 합격했어' 하는 너의 목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너 가고 이튿날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회사에서 문자가 날아왔는데 너는 갈 수가 없구나. 사랑한다 25년 4개월을 함께해준 딸을 보내며"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국가에 묻고 싶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국가는 무엇을 하였는지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희생자 이남훈씨 어머니 B 씨는 “사망 일시 ‘추정’, 이태원 거리 ‘미상’. 사인은 ‘미상’이라고 쓰였다. 이게 말이 되나. 아들이 죽은 원인을 이제 알아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부모가 시간도 제대로 된 장소도 알지 못하고  자식을 어떻게 떠나보내겠는가. 어떤 순간에 죽음에 이르렀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가 원하는것은 이태원참사의 진실과 투명한조사 책임있는 자들의 책임과 사퇴 더 나아가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남훈씨 어머니는 " 더이상 우리 아들 딸들이 영정사진도 없는 불쌍한 영혼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희생자 은지 씨 아버지 C씨는 "차디찬 죽음의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며 "거짓말이나 일삼고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고 떠벌린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보고 받은 적 없다고 일관하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용산경찰서장이었던 이임재,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류미진 등에게 꽃다운 우리 아들딸들 생명의 촛불이 꺼져갈 때 뭐 하고 있었냐고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족들의 모임 구성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공간확보도 없었고, 유족 피해자들에게 사고 발생 경과와 내용, 수습 진행 상황, 피해자의 기본적인 권리 안내 등 기본적인 조치도 없었다"며 "참사와 관련해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위안받을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유족이다. 이를 차단한 것과 다름없는 정부의 대처는 비인도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희생자 명단 공개 문제로 논란을 만든 것도 유족들끼리 만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정부가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D씨는 "엄마 배고파요’라고 말하는 지한이의 환청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를 앞두고 있고 지한이의 아빠는 아들의 장례식이 끝난 이후 극단적 시도를 했다”며 밝혔다.

이어 "이번 참사는 분명 초기 대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인재임이 분명하다. 나는 법을 공부한 적 없지만 이 사태는 158명의 생매장을 쳐다만 본 살인 사건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말했다. 

그는 "간절히 부탁하고 호소한다. 십만 명의 아이들도 보호할 수 없다면 158명의 희생자와 다친 청년들도 구할 수 없다면 5천만 국민들은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고 강조했다. 

윤복남 변호사는 "정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이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에게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유가족 생존자를 비롯한 참사의 모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상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를 가진 대통령은 조속히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인혜 변호사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 후 24일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로부터 이태원 참사 관련된 아무런 설명도 들을 수 없었고 유가족이 서로 만날 수 있는 방법도 기회도 가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저희 TF는 지난주 화요일과 토요일에 유가족분들과 두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고 그리고 유가족이 처한 상황과 유가족의 요구 사항을 직접 알리실 수 있는 자리를 갖고자 오늘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다."며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경우에 그 가족에게는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고 억울함을 풀기 위한 조치를 국가에 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정한 애도와 추모는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민변은 TF 구성 후 이날까지 희생자 34명 유족 요청으로 관련 소송 등 법적 대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민변은 "현재 추가적으로 관련 희생자 유족들과 접촉하고 있다"며"앞으로 어떤 법적 조치를 할지는 유족들과 협의한 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태원참사 유족들은 정부에 ▲ 헌법상 생명과 안전 보호의무가 있는 윤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 및 책임있는 후속조치 ▲ 성역 없이 엄격하고 철저한 책임 규명 ▲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과 책임 규명 ▲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과 인도적 조치 등 적극적인 지원 ▲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적극적 조치 ▲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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