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우리나라의 FIFA 랭킹이 떨어지고 있다.  충격적인 결과이다. 한편으로는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신태용 감독 선임 후 치러진 A매치 경기에서 시원하게 이긴 적이 없던 것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 축구가 이렇게 추락하게 된 배경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수준 낮은 행정력도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축구협회의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인데 이는 그동안 축협의 행정력에 대한 불만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축협의 행정력을 형편없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축협은 그동안 대대적인 인적쇄신이나 자체적인 내부 정비 등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이번에 드러난 '히딩크 논란'도 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감독을 맡을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왔을 때 빨리 종식시켰다면 문제는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형편없는 행정력으로 인해 논란은 커지기만 했다. 이는 이미 선임된 신 감독에게도 영향을 끼쳤고 이는 결국 국가대표팀 경기력에도 간접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축협을 이끌고 있는 대부분은 축구선수 또는 감독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축구 전문 행정가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전문 행정가가 없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머뭇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도 모른다. 축구인으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것을 얘기할 수 있어도 체계적인 전문 행정업무를 보는 것에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축협 행정력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이것이 미래의 주소로 계속 남아있을 수도 있다. 축협이 아직도 근원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한 스포츠 단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축협의 모습을 완벽하게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축협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여론의 매서운 질타를 받으면서도 자리에 연연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분골쇄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축협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눈 감고 귀 막은 기득권 집단과 다를 바 없다는 소리를 듣는 축협의 모습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하다.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