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두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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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 허재 전 농구대표팀 감독은 아들이 같은 종목의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아들 모두 기량이 출중하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 선발과 관련, 두 감독은 아들을 국가대표에 승선시키는 것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했고 결국 한 쪽은 인맥논란 구설수에 오르며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인맥논란의 주인공은 허 전 대표팀 감독.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허웅 선수와 허훈 선수라는 두 아들을 국가대표로 선발해 논란에 휩싸였다.

물론 성적이 좋았으면 이 같은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인맥축구 논란을 낳았던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의 사례가 그렇다.

김 감독은 성남FC에서 감독을 역임할 당시 지도했던 황의조 선수를 발탁했는데 애제자를 선발했다며 인맥축구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황 선수는 득점왕을 기록했고 이에 힘입어 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인맥논란은 자취를 감췄다.

허 전 감독 역시 이처럼 결과를 가져왔다면 그의 두 아들 선발 논란은 최소한 잠재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적에 대한 책임과 함께 선수 선발에도 관여했다면 그에 따른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허 전 감독은 오직 실력만으로 두 아들을 대표팀에 발탁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호성적을 보이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많은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허 전 감독처럼 선수 아들을 둔 신 전 감독은 지난 2016년 11월 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직후 U-17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아들을 U-20 월드컵 엔트리 후보에서 아예 제외했다.

대표팀에서 검증 받은 아들은 아버지의 결정 때문에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었다.

그는 "대표팀 감독이 된 후 (아들) 재원이를 뽑지 않겠다고 미리 말했을 때 내 마음은 오죽했을까"라고 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나 때문에 아들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허 전 감독 인맥농구 논란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신 전 감독의 과거 행보다. 허 전 감독이 이를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아버지가 있다는 것도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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