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신간]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 김화숙 기자
  • 승인 2019.02.04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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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분이 팍신 나게 삶은 감자 한 알을 입에 넣는다. 이 맛을 설명할 단어가 내 어휘사전에는 없다. 달지도 않고 고소하지도 않다. 새콤한 것도 향긋한 것도 아니다. 반가운 맛이라는 게 있다면 그쯤에 가깝다. 안락하고 반갑고 무언지 추억이나 근원 정서를 불러일으킬 것 같긴 한데 굳이 찾아내자면 그저 덤덤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향토색 짙은 우리말을 마침맞게 구사하며 '보석처럼 반짝이는 조각글'을 남기고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칼럼니스트 김서령이 음식과 관련해 남긴 글을 모은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가 출간되었다. 

형용사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그의 글솜씨는 '서령체'라고 불릴 정도로 자기만의 색이 분명히 나타났다.

밤마실 온 마을 처녀들과 아지매, 할매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입이 심심할 때 구워먹던, 밍밍하고 싱겁지만 '깊은 맛'을 가진 배추적, 햇볕을 실컷 받고 천천히 여문 쌀알을 다시 낮은 열로 뭉근히 익힌 후 오래 묵은 간장을 똑똑 끼얹어 먹은 갱미죽….

빛났지만 너무 화려하지 않았던 '서령체'의 진수를 이 책에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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