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10일 엄수되었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 연구동 9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영결식에는 윤 센터장의 유가족을 비롯, 함께 일했던 동료·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하였다. 

영결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묵념, 약력보고, 추도사, 헌화 순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추도사를 통해 “대한민국 응급의료의 개척자인 윤한덕 선생님, 세상을 향한 비범함 속에서도 수더분한 웃음을 짓던 당신이 벌써 그립다”면서 “당신의 흔적을 떠올리며 우리는 선생이 남긴 숙제들을 묵묵히 이어 가보겠다”고 강조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윤 센터장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며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 법이다’라는 세간의 진리를 무시하고 피투성이 싸움을 하면서도 모든 것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선생님께 항상 경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도입한 헬기는 선생님이 탑승할 때 혼동하지 않도록 기체 표면에 선생님의 존함과 콜사인으로 아틀라스(Atlas)를 박아놓겠다”면서 “함께 비행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윤순영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은 “당신이 돌아가신 명절 연휴가 우리에겐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고, 연휴가 끝나면 센터장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윤 실장이 추도사를 읽는 동안 영결식장의 울음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그는 “내일부터의 일상에 센터장의 부재가 확연해질 것이 두렵다. 직장상사이자 동료로 당신을 둬서 행복했고 자랑스럽다. 당신은 우리 마음 속 영원한 센터장”이라고 했다.  

윤 센터장 장남 형찬군은 유가족 대표 추모사에서 “함께 슬퍼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응급 환자가 제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평생의 꿈이 아버지로 인해 좀 더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결식 이후 유족과 동료들은 윤 센터장의 위패와 영정사진을 앞세우고 의료원을 한 바퀴 돌았다. 집무실에 도착해서는 한참을 머무르기도 했다. 윤 센터장의 어머니는 “내 아들 어떻게 보내냐” “엄마 왔어”라고 말하며 오열했고, 윤 센터장의 두 아들은 “아버지 사랑한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발인식을 마친 뒤 운구는 장지인 경기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으로 향했다.

앞서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께 의료원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윤 센터장의 사인과 관련해서는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심장사라는 부검의의 1차 소견이 나온 바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가 응급의료체계 발전에 평생을 바친 윤 센터장의 공로를 인정해 국가유공자 지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