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공식트워터
토트넘 공식트워터

요즘 골수 축구팬들 사이에선 ‘박지성 VS 손흥민’ 논쟁이 뜨겁다.

NBA로 눈을 돌리면 ‘마이클 조던 VS 르브론 제임스’ 논쟁이 뜨겁고, 세계축구로 눈을 돌리면 ‘메시 VS 호날두’라는 해묵은 논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건 사실 답이 있으면서도 답이 없는 논쟁이다.

저마다 답을 갖고 있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답이기 때문이다.

박지성의 뜨거움을 온 몸으로 경험한 팬들 입장에서야 ‘손흥민의 추격’이 아직은 우스울 테고, 손흥민의 뜨거움을 온 몸으로 경험하고 있는 젊은 팬들이라면 ‘박지성’이란 존재가 지나간 추억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손흥민이란 존재가 한국 축구에서 누리고 있는 존재감의 크기’이다. 그야말로 손흥민의 존재감은 현재 한국 축구에서 압도적이다.

사진 토트넘 트위터
사진 토트넘 트위터

박지성 이야기를 꺼내보자. 박지성을 이야기해야 손흥민이 좀 더 선명해진다.

박지성은 사실상 안티 없이 현역시절을 보냈다. 그가 부진을 겪거나 벤치에 머물 때야 그를 조롱하는 시선이 존재하곤 했지만,

‘박지성’ 자체를 싫어했던 사람은 국내에 거의 없었다. 늘 일관된 높낮이로 인터뷰하는 그의 기계적인 모습이야 지루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것을 이유로 그를 싫어하기엔 그라운드의 그가 너무나 훌륭했다.

박지성 / 대한축구협회제공
박지성 / 대한축구협회제공

손흥민은 좀 다르다.

그가 대한민국 축구의 중심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손흥민을 향한 호불호’는 늘 존재했다.

대신 그는, 성인이 되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올라섰던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지워갔다.

달리 말해, 손흥민을 지독히 싫어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돌려놨다는 거다.

국제대회에서 아쉽게 패배할 때마다 눈물을 쏟았던 그의 모습은 ‘미성숙함’ 혹은 ‘과도한 승부욕’으로 둔갑하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팬들은 언젠가부터 그의 승부욕을 향해 애정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변곡점을 짚어내자면, 난 그것을 ‘2018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 전에서 경기 막판에 터진 추격골’ 정도로 잡고 싶다.

그 경기를 통해 손흥민의 승부욕은 팬들의 마음에 비로소 가 닿기 시작했다.

지독하게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던 신태용호를 보며 ‘어쩌면 이번 월드컵 내내 단 한 골도 볼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여기던 팬들 앞에서 대포알처럼 터진 손흥민의 왼발 슛. 환하게 웃지 못하고, 지친 표정으로 팬들과 벤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던 그의 모습.

거기서 우린 ‘손흥민이라는 존재가 갖고 있는 절박함과 승부욕의 어떠한 지점’을 보았다.

끝내 패배한 경기였지만, 2000년대 이후 최악의 월드컵으로 기록될 것만 같은 월드컵이었지만, 그 처절함 속에서 팬들은 ‘손흥민의 수준 높은 절박함’ 같은 것을 본 거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 제공

멕시코 전을 통해 팬심이 전환하기 시작했다면, 전환된 팬심은 독일 전을 거치며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최소 5년 정도 대한민국 축구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을 거라는 확신, 그리고 그가 보여준 일관된 승부욕이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갈 것이란 믿음 같은 것.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2:0 승리의 기쁨을 자양분 삼아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의 중심에 완전히 올라섰다.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당시 손흥민이 금메달을 따내길 대다수 국민이 기대했다는 사실은, 그의 축구가 팬들의 마음에 올라섰다는 명확한 증거였다.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우리는 손흥민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끌어낼 수 있을까. ‘실력은 결국 안티를 이겨낼 수 있다’라는 식의 메시지는 좀 촌스럽다.

아니, 오히려 어떠한 메시지를 끌어내기 보다는 “역대급 승부욕을 유례없는 경기력으로 풀어내고 있는 한 청년의 성장을 기대하며 바라보자”라는 정도의 권면이 적절할 것 같다.

‘2019 아시안컵’의 실패로 손흥민은 간만에 넘치는 비판을 받았지만, 소속팀으로 돌아가자마자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며 ‘비판’을 ‘찬사’로 돌려놨다.

우리는 지금, 손흥민 시대를 살고 있다.

어쩌면 다시 나오기 어려운 역대급 축구 선수를 우리가 좀 더 오래 지켜볼 수 있는 노하우가 하나 있다.

‘제발 좀 성급히 판단하지 말자’는 거다.

그가 우리에게 온 지 꽤 됐기에 종종 잊곤 하만, 그의 나이 이제 27이다.

icon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RTK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저작권자 © 알티케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