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정민정 마트노조위원장 "10년간 잘 시행된 제도 없애는 이유 궁금"
"의무휴업 무력화 시도로 대기업 이득 주기 위해 혈안…다른 지역 확대 우려"

정민정 마트노조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세력 홍준표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산자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직권남용 고발장접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남기두 기자
정민정 마트노조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세력 홍준표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산자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직권남용 고발장접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남기두 기자

"노동자들의 휴식권, 건강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반노동 정부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속적으로 의무휴업 폐지를 시도하면서 단 한 번도 노동자들의 의견을 묻지도, 듣지도 않았습니다."

정민정 마트노조위원장은 10일 <RTK 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를 철저하게 무시하면서 배재하고 있다"며 "이런 정부에게 노동관이라는 것, 그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이 같이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변경되면 누가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인가"며 "누구를 위해 정부는 정부 출범 시작부터 규제개혁이라는 이름으로 10년간 잘 시행됐던 제도를 없애려고 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향후 투쟁 계획은?

-마트노동자들은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2급 발암물질로 규정된 야간노동으로 노동자의 건강이 위협받고 에너지가 낭비되던 24시간 영업,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놀이동산 한번 가기도 어렵고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던 일요일을 포함한 365일 연중무휴영업을 하던 시절로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트노동자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다.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 제도의 이해당사자로서 마트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윤석열 정부와 대구시에 전달하고 싸울 것이다. 또한 이 싸움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무시당하고 외면당하고 있는 중소자영업자들과 함께 연대 할 것이다.

당장 마트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의해 당사자 의견서를 모으고 지자체에 전달할 것이며 2월 13일 대구시청 앞에 모여 홍준표 대구시장과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대회와 행진을 할 것이다. 대구시의 막무가내 추진을 막기 위해 집행정지가처분 신청도 진행 할 것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세력 홍준표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산자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직권남용 고발장접수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남기두 기자
지난달 30일 열린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세력 홍준표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산자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직권남용 고발장접수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남기두 기자

△마트노동자들에게 한 달에 두 번뿐인 일요일 휴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나?

-첫 일요일 의무휴업이 시행되고 나서 모두 환호했다. 너무 좋다며 하나같이 즐거워했다. 일요일에 직원들끼리 눈치보면서, 미안해하면서 쉬지 않아도 돼 그게 제일 좋았다. 결혼식 등 여러 모임이 일요일에 많은데 가고 싶어도 주말에 쉴 수 있는 인원이 극소수니 서로 눈치보면서 가야 했다. 심지어 제비뽑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가족들 역시 너무 좋아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니 주말에 쉬는데, 엄마가 늘 주말에 근무해서 놀이동산도 제대로 못 갔는데,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어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마트노동자들은 가족들이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나도 이 사회의 구성원이구나 느끼게 됐다. 마트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던 사람들도 일요일 휴업이 생기고 나서 마트 일을 오래 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일요일 의무휴업은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중소자영업자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매장이 쉬면서 모두 함께 쉴 수 있는 공동휴식권을 보장받게 됐다. 또 보통의 사람들이 휴일로 쉬고 있는 일요일에 쉬게 되니 사회적 휴식권 역시 보장받게 됐다. 이런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받음으로써 마트에서 더욱 일에 집중할수 있게 됐다. 마트노동자의 직업 만족도가 높아지면 고객이 제공받는 서비스의 질도 올라가니 기업에게도 이익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유통대기업은 손해를 보지 않았다. 생계의 벼랑으로 내몰린 것은 자영업자들이다. 지금도 유통대기업은 온·오프라인에서 이익을 독식하려 한다. 이런 재벌대기업에게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도록 한다는 의미에서도 월 2회 일요일 의무휴업은 필요하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일요일 무력화에 대해 어떤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나?

대구시는 의무휴업 평일 변경을 추진하면서 대형마트 주말 휴무가 시장이나 소상공인 매출에 미치는 영향 미미, 온라인 시장 활성화로 인한 중소 유통업체 경쟁력 약화, 주말 대형마트 휴무로 시민이 겪는 불편 고조 등으로 인해 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실 대구시의 의무휴업 평일 변경의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의무휴업을 폐지하려는 이유와 같다. 대구시는 그저 정부가 시켜서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석열 정부가 하려는 유통재벌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앞잡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제안 톱10투표, 규제심판회의 등을 통해 의무휴업 무력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하지만 현장의 이해당사자인 마트노동자들의 격렬한 저항과 여론의 반대로 인해 유보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정부차원의 시도가 무산되자 지방자치단체를 동원해 의무휴업 무력화를 시도했고 홍 시장이 앞장서서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세력 홍준표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산자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직권남용 고발장접수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기두 기자
지난달 30일 열린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세력 홍준표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산자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직권남용 고발장접수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기두 기자

△윤석열 정부의 노동관 어떻게 평가하나?

-윤석열 정부는 대기업, 재벌만을 위한 친재벌 정부다. 이번 의무휴업 무력화 시도를 봐도 알 수 있다. 의무휴업을 폐지하고 온라인 영업을 허용하는 것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가.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이마트, 롯데, 홈플러스 같은 대기업 아닌가.

또한 노동자들의 휴식권, 건강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반노동 정부다. 윤석열 정부는 지속적으로 의무휴업 폐지를 시도하면서 단 한 번도 노동자들의 의견을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 노동조합이 수차례 기자회견과 요구안 전달 등을 통해 질의하고 의견을 전달했지만 단 한 번도 답하지 않았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은 의무휴업제도를 유지한다는 발표를 할 때도 법의 취지인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는 내용은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를 철저하게 무시하면서 배재하고 있다. 이런 정부에게 노동관이라는 것, 그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일요일 무력화가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확대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 힘이 다수인 지역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뜻에 따라 의무휴업일을 변경할 것이다. 그들은 대기업, 재벌의 이익을 위해서는 대구시와 같이 이해 당사자인 마트노동자와 중소자영업자의 의견은 배재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할 것이다.

홍 시장은 직권을 남용해 기초자치단체장에게 평일로 변경할 것을 지시했고 대구의 기초자치단체장 역시 직권을 남용해 이해당사자의 합의 없이 변경해 그 결과 노동자들의 일요일 쉴 권리를 침해했다. 의무휴업 무력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홍 시장, 대구 자치구청장, 산업통상부장관, 국무조정실장은 강요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업무방해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위법한 행위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며 이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입장과 동일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구시와 같은 방식의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는 다른 지역으로 확대 될 수 있다고 본다.

△상황을 보니 홍 시장과의 소통 자리 마련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홍 시장과의 소통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노동자들은 수차례 대화를 요구했지만 홍 시장은 대화에 전혀 응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응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적반하장으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대구시청을 방문한 노동자들에게 일벌백계, 강력 처벌 운운하며 고발하고 협박하기에만 급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대화를 원하고 있다. 언제든지 홍 시장이 대화에 응한다면 우리도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세력 홍준표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산자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직권남용 고발장접수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남기두 기자
지난달 30일 열린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세력 홍준표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산자부장관, 국무조정실장 직권남용 고발장접수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남기두 기자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정부가 갑자기 일요일 나와서 일해라. 휴일수당도 없이 일하라고 강제하고 있다. 의무휴업일에 온라인배송 허용을 하겠다는 것 역시 매장 셔터를 닫은 상태지만 노동자들은 매장으로 나와서 일하라는 것이다. 결국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대기업들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일과 삶의 균형, 모두 함께 휴식할 수 있는 권리 따위는 내팽개쳐버려도 된다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하는 행태다.

한 달에 두 번 쉬는 일요일은 마트노동자들이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 할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며, 보통의 사람들처럼 쉬면서 내가 이 사회의 구성원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학교 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를 가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또 매장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쉬기에 쉬는 날 회사의 연락을 받지 않고 방해 없이 휴식 할수 있는 공동휴식권을 보장받는 날이기도 하다.

최근 마트노조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함께 진행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마트노동자의 우울증상이 있음이 30%나 되고 주말 노동을 많이 할수록 우울증상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규제가 완화돼 야간영업이 허용된다면 우리는 다시 10년 전처럼 외국에서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심야노동에 내몰리게 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변경되면 누가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인가. 누구를 위해 정부는 정부 출범 시작부터 규제개혁이라는 이름으로 10년간 잘 시행됐던 제도를 없애려고 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정부는 의무휴업 제도의 변경을 검토한다면 제도의 가장 핵심 이해당사자들과 논의를 해야 한다.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노동자와 중소자영업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계속해 의무휴업을 무력화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윤석열 정부를 더 이상 우리 정부로 인정 할수 없다. 친재벌 반노동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분노의 목소리가 마트 현장에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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