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4시간 부분 파업…“윤석열 정권 퇴진” 등 외쳐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교섭 난항 겪고 있는 임단협
-파업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사측 “법적 책임 물을 것”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지난 12일 전국적으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조도 이에 동참해 5년 만에 공장 생산라인이 멈췄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에 맞서 3일부터 산별노조가 돌아가며 순환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노동자‧민중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노동자를 아예 적으로 규정하는 정부를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현대차의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간주했으며, 사측인 현대차도 역시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 노조 5년 만에 파업 동참한 배경은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12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해 당일 오전과 오후 출근조가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 파업을 했다. 파업으로 현대차 울산 5개 공장은 모두 생산라인이 멈췄다.

현대차 노조의 이번 파업은 2018년 광주형 일자리 생산공장 설립 반대 파업 이후 5년 만이다.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이 4만4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단일 노조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고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파업은 최근 진행 중인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과 무관하고 쟁의행위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정치파업’ 논란도 일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긴급 노사관계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현대차 노조 파업 동참은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불법”이라며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노조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 먼저 사측과 교섭을 진행한 뒤 임금 등 근로조건에 대한 이견이 클 때 결렬을 선언하고,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중지결정이 나오면 쟁의권이 주어진다.

내부적으로 조합원들에게 파업 돌입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도 해야 하지만 이러한 절차가 없이 파업이 진행됐다.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자회사 2곳 노조까지 파업에 참여하면서 업계에서는 최소 1000대 이상 생산 차질을 빚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대차는 “이번 파업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지침에 의한 불법 정치파업이다”라며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며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대차 실적 창사 이래 최고치…임단협 쟁점 ‘정년 연장’

현대자동차 노조가 5년 만에 파업을 단행한 배경엔 현대차의 역대급 실적이 자리한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자동차 208만146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187만9041대)와 비교하면 10.7% 증가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차는 2분기 매출 40조1161억 원, 영업이익 3조7458억 원으로 올 1분기에 세운 사상 최대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연간 가이던스를 통해 올해 매출 성장률 10.5~11.5%, 영업이익률 6.5~7.5%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를 환산하면 올해 현대차 매출은 최대 163조 원, 영업이익은 12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년간 임금 단체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해왔지만, 올해는 임금과 정년 연장 등에서 노사 간 견해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노조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요구안에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지급 등도 담겼다.

현대차 노조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만 64세까지 연장 등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단체협약에 ‘조합원의 정년은 국민연금 수령 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 연말일로 한다’는 문구를 포함하려는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정년 연장은 10년 전부터 매년 임단협 요구안에 포함됐던 내용이지만 최근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합의되지 않으면 쟁의권 확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이를 반대하고 있어 사측의 수용 여부가 향후 파업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노동계 하투(夏鬪) 전방위 확산

자동차·조선·보건의료에 이어 항공 업계 노조까지 파업에 동참하며 노동계 하투(여름 투쟁)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12일 금속노조 핵심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이 파업한 데 이어, 보건의료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13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하며 대정부 투쟁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다.

화학섬유식품노조·사무금융노조 조합원 3만 여명도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합류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도 18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오는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회사측에 통보했다. 전날 밤 11시까지 이어진 릴레이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을 결정한 것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노사 양측은 지난해 10월부터 2019~2022년 4년치 임금협상을 이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이달 3일부터 15일까지, 2주 일정으로 산별 노조들이 릴레이로 총파업을 이어왔다. 14일 건설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했고, 15일에는 공공운수노조와 서비스연맹이 파업에 참여한다.

노조는 △노조법 2·3조 개정 △최저임금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의 임금 인상 △주 69시간제를 비롯한 노동개악 저지 △노조 탄압 중단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은 노조원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와 노동계가 노조회계 투명성 강화, 근로시간 개편, 노조법 개정 등을 두고 강대강으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잇달아 파업 강수로 맞서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알티케이뉴스DB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알티케이뉴스DB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6단체는 “올해 우리 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된다”라며 “경제계는 민주노총이 경제와 산업에 부담을 가중하는 불법 총파업을 중단하고 경제 회복과 일자리 만들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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