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인수합병으로 미국 직판 체제 구축 관심
-휴젤 보툴렉스 中 직판 추진…대웅제약‧메디톡스도 진출 준비
-HK이노엔 케이캡 멕시코 등 중남미서 잇달아 품목허가

신철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KDDW 2023 런천 심포지엄에서 케이캡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 HK이노엔

국내 제약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인재 영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직접 판매(직판)에 도전하기도 하고 신약을 앞세워 중남미에 도전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휴젤,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 대표 보툴리눔 톡신 업체 3개사는 해외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톡신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제약사들, 해외 진출 활발…미국서 직판도

국내 제약사들은 최근 미국에서 의약품 직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세계적 제약사들이 갖춘 현지 판매망을 이용하고 파트너사에 비싼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전경
셀트리온헬스케어 전경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4월 출시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와 블록버스터 약물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를 미국에서 직판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내년 미국 시장에 램시마SC를 비롯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를 잇따라 출시할 전망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타워에서 열린 셀트리온 그룹 합병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알티케이뉴스 남기두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타워에서 열린 셀트리온 그룹 합병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알티케이뉴스 남기두 기자 

미국에서는 올해 3분기 기준 램시마(미국 제품명 인플렉트라)가 29.9%를 기록하며 바이오시밀러 중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트룩시마도 29.9% 점유율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도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직접 판매로 매출 총이익이 90%에 달하며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2020년부터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세노바메이트를 직판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는 출시 후 14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있어 2029년에는 미국 매출만으로 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미국 바이오 기업 ‘아베오 파머슈티컬스’를 인수해 직판에 나선 사례다. 특히 아베오 인수는 FDA 승인 항암제를 보유한 바이오테크라는 점에서 매출 신장과 함께 미래 R&D 동력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딜로 평가받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파트너사 바이오젠과 오가논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를 통해 직판 체제를 구축하면 수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휴젤 등 ‘3총사’, 보툴렉스 中 직판 추진

휴젤
휴젤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미용 의료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8조 원에서 2030년 117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휴젤은 2020년 10월 국내 기업 중에서 가장 먼저 중국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았고, 현재 중국 직판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직판은 올해 초 취임한 차석용 휴젤 회장이 중국 사업장을 방문한 다음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차 회장은 LG생활건강 재직 당시 중국 사업을 확장하며 매출을 2005년 1조 원대에서 2021년 8조 원 대로 성장시킨 바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휴젤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3228억 원, 영업이익 1057억 원이다. 사상 첫 3000억 원대 매출액과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휴젤의 ‘보툴렉스(수출명 : 레티보)’는 유럽과 호주 등으로 진출 지역을 넓힌 뒤, 지난해 품목 허가를 획득한 캐나다에서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9월 허가신청을 통해 재도전에 나선 상태다.

다만 미국 진출에 있어서는 여전히 소송 리스크가 존재한다. 앞서 메디톡스는 “휴젤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 및 생산했다”며 “해당 불법 의약품을 미국에 수출하려 하므로 ITC가 휴젤의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를 개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미국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휴젤 뿐 아니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도 중국 진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임상을 마치고 2021년 12월 중국 규제 당국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품목 허가가 이뤄질 경우 속도감 있게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 이르면 연내 또는 내년 1분기 허가가 예상된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신청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의 수입의약품 등록 신청을 철회하고 차세대 톡신 제제 ‘뉴럭스’로 중국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향후 중국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대량생산 체제를 완비하고 최신 제조공정을 적용한 뉴럭스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기존 계획보다 전략적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 HK이노엔, 중남미 공략 드라이브

케이캡 제품 사진/사진제공=HK이노엔
케이캡 제품 사진/사진제공=HK이노엔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필두로 진출 국가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11월 현재 기술 수출 또는 완제의약품 수출 등으로 케이캡 진출을 확정한 국가는 35개국이며 2028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케이캡이 출시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몽골, 필리핀, 멕시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페루 등 8개국이다. 칠레를 비롯해 중남미 국가에 연내 추가로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HK이노엔이 중남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중남미가 인구가 많아 의약품 수요는 많지만, 자체 생산 능력이 떨어져 수입 의존도가 높아서다.

국내에서 케이캡은 지난해 기준 1321억 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2028년 100개국 수출과 전체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케이캡의 수출 매출액은 16억원을 기록했다.

HK이노엔은 올해 3분기 개별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2155억92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7% 늘어난 224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대웅제약 

후발 주자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해 총 15개국에 기술 수출 형태로 진출했다. 품목 허가를 획득한 국가는 필리핀, 칠레, 에콰도르 등 3개국이다.

아울러 중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총 12개 국가에도 허가를 신청하고 심사를 진행 중이다. 펙수클루도 2027년 전 세계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된 P-CAB 제제가 케이캡과 펙수클루, 다케다제약의 ‘다케캡’ 등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약사들은 해외 진출 기반을 만들기 위해 글로벌 인재 모시기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신라젠은 최근 키시나 칼리차란 박사를 사업개발 책임자로 영입했다. 칼리차란 박사는 미국 머크(MSD)에서 글로벌 백신 전략·제휴 리더를 역임했다.

해외 네트워크 기반 마련과 신사업 발굴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독은 글로벌 제약회사 출신인 김미연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미국 화이자 본사 EP(Established Product) 사업부 부사장으로 미국 내 브랜드를 총괄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결국 해답은 해외진출”이라며 “내수 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해외 시장으로의 사업 영역 확장으로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글로벌 제약사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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