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 위니아 가전 3사 임금 체불액 800억 원 육박
-‘딤채’로 업계 1위 다투다 ‘방만 경영’으로 위기
-18개월 간 임금 받지 못한 노동자들 분통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찰이 300억 원대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에 대해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회장은 2022년 5월 초부터 2023년 8월까지 3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총 347억 원을 체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한 데 이어 대유위니아 그룹과 박 회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거쳐 수사를 윗선으로 확대해 왔다.

검찰은 구속영장에서 “박 회장이 매일 오전 회의에서 그룹 전반의 경영 상황에 대해 보고 받았다”는 내용을 적시하는 등 임금 체불의 최고 책임자가 박 회장인 것을 입증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박 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의 대유위니아 그룹 전반에 걸친 임금 체불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대유위니아 법정관리 신청…‘부실 경영’이 원인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 / 알티케이뉴스 DB
국정감사 참석한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 / 알티케이뉴스 DB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로 잘 알려진 위니아가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새 주인을 찾는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박영우 회장이 1999년 광주에 자동차 시트 제조업체 대유에이텍을 설립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부품, 가전, 레저,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한때 대유위니아그룹은 중견기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2014년 범(凡)현대가인 한라그룹(현 HL그룹) 계열사였던 위니아만도 지분 70%를 약 700억원에 인수하며 가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우전자(당시 동부대우전자)를 품에 안은 건 2018년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사명을 대우전자→위니아대우→위니아전자 등으로 바꿔 달며 종합가전업체로의 확장을 꿈꿨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지난해 9월부터 위니아전자, 위니아,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대유플러스, 위니아에이드 등의 계열사가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이며, 현재 위니아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한 매각 절차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수요가 악화하면서 2021~2022년 중국‧멕시코‧한국 광주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위니아전자를 중심으로 위기를 맞았다. 위니아전자의 당기순손실은 △2020년 335억4000만원 △2021년 758억3000만원 △2022년 2399억5000만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영진의 무능과 부실 경영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박영우 회장이 사명에서 ‘대우’를 떼 브랜드 파워를 잃은 점,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 인수와 빨래방‧로봇 사업 진출 등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점, 생산설비를 해외로 옮겨 국내 사업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점, 남양유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해 320억 원의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점 등이 주요 실책으로 꼽힌다.

박 회장 측은 2022년 2월 경영 악화가 한창이던 때 미국 뉴저지주의 한 대형 오피스 빌딩을 3100만 달러(16일 현재 약 413억 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라는 법인을 내세워 이 빌딩을 매수했는데 당시 지배구조를 고려하면 사실상 적자에 허덕이는 위니아전자가 수백억 원짜리 빌딩을 산 것이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골프장(몽베르CC)을 매각해 임금을 변제할 수 있다며 직원 임금 체불 상환 계획을 처음으로 밝혔다. 박 회장은 국정감사 당시 골프장 매각 금액을 3000억~3500억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유그룹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에 체불 임금 변제 계획에 따라 몽베르CC 골프장 매각으로 1200억 원을 확보했음에도 체불 임금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 골프장 매각 자금에 대한 사용처도 불분명한 실정이다. 국회 환노위는 박영우 회장을 위증죄로 고발한 상태다.

국회 환노위원장 박정 국회의원 / 알티케이뉴스 DB
국회 환노위원장 박정 국회의원 / 알티케이뉴스 DB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실 관계자는 알티케이뉴스에 “박 회장이 국정감사에서 골프장을 매각해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대금을 마련하고도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면서 “변제 계획서를 요구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제를) 하려고 하면 벌써 했을텐데 위증죄를 감안하면서도 묵묵부답인 것으로 봐서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 노조 “임금 체불은 사회적 범죄 행위” 분통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임금체불 피해자들이 1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위니아전자 체불임금 400억 위니아전자 퇴직자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촉구 등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알티케이뉴스 남기현 기자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임금체불 피해자들이 1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위니아전자 체불임금 400억 위니아전자 퇴직자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촉구 등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알티케이뉴스 남기현 기자

 

위니아전자 직원 A씨는 “박 회장이 국정감사에 나와서 골프장을 매각하며 임금을 준다고 했는데 매각이 완료된 후에도 묵묵부답”이라며 “결국 M&A를 통해 다른 회사에 임금 지불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또다른 직원 B씨도 “18개월째 임금이 밀려 아이들 교육도 중단되고 특히 4대 보험이 밀려 대출까지 막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가족이 겪고 있는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음에도 박영우 회장은 142억 원의 연봉을 받고도 방만 경영으로 회사를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했다”고 지적했다.

위니아전자 노조에 따르면 박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법적 책임 없이 그룹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2021년 65억원, 2022년 77억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대유그룹 가전3사 전·현직 노동자 2000여명의 임금체불액이 700억원을 넘고 있지만, 박영우 회장은 여전히 변제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

특히 노동자들은 길게는 1년 반 동안 거의 수입 없고, 4대보험마저 체납되어 병원도 제대로 못가고 있으며, 금융권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지역 450여개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1000억원이 넘는 납품 대금 미지급으로 고통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대유위니아그룹 내 가전 3사(위니아·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의 체불 임금 규모가 약 800억 원에 달하며 협력업체의 피해 규모는 25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학구 전국금속노조 위니아 딤채 지회장은 “박영우 회장은 매각이든 청산이든 법적 절차를 통해 수백억 원의 채권을 정리하고 남은 기업으로 새 출발하게 될 것”이라며 “임금 체불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는 무능한 기업에 면죄부를, 노동자에게는 생계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악랄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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