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문화철학 박사 / 알티케이뉴스 DB
김용훈 문화철학 박사 / 알티케이뉴스 DB

지난달 아시안컵 4강전에서 대한민국은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요르단에게 힘없이 무너져 충격을 줬다. 그런데 시합전날 선수들 간의 다툼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졌다. 비난의 여론이 거세지자 선수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탓만 하다가 결국 경질됐다.

남송의 명장 단도제(檀道濟)가 썼다고 하는 병법 ‘36계’에서는 ‘격안관화(隔岸觀火)’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전쟁에서 적군과 아군의 세력이 비슷할 때 쓰는 계략으로 적에게 내분이 일어나면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끼어들지 말고 지켜보라는 뜻이다.

손자병법 화공(火攻)편에서도 “불이 적진의 내부에서 일어나면 우리는 일찍이 밖에서 이에 호응한다.”(火發於內, 則早應之於外)고 했다. 계(計)편에서는 ‘친이이지(親而離之)’라 하여 적의 결속력이 강하면 그 결속력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내분을 곧 자멸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팀 내의 내분으로 스스로 자멸한 꼴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팀 내 균열을 조기에 수습 못하고 곪아 터질 때까지 대표팀의 수장 클린스만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첫째 조건은 장수이다. 싸움에서는 초반의 기세가 매우 중요한데 장수가 어떠한 자질의 소유자인가에 따라서 군의 기세가 좌우된다.

손자는 장수의 “‘장(將)’이라는 것은 지혜(智), 신의(信), 인애(仁), 용감성(勇), 엄격함(嚴) 등 장수의 자질을 말한다.”라고 했다. 장수는 뛰어난 지략과 용맹함만 지녀서는 안 된다.

겉은 아버지처럼 엄격하지만 속은 따뜻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팀 내의 자잘한 문제들도 두루 살피고 품어서 팀을 하나 된 마음으로 결속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장수는 병사들의 신뢰를 없지 못하고 이것은 결국 분열과 자멸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의 새 사령탑을 뽑는데 고심 중이다. 새로 선임된 감독이 어수선하고 구멍 난 팀의 분위기를 어떻게 규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성균관대학교 김용훈 문화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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