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두 본지 발행인
남기두 본지 발행인 / 알티케이뉴스DB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사태'를 겪으면서도 얻은 교훈이 전혀 없는 것 같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장기적으로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번에도 주먹구구식으로 감독을 선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축구협회의 안타까운 모습이다.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당초 내달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잘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직 K리그 감독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전력강화위가 이를 고려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으로 임시 감독 체제를 꾸리기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력강화위의 입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이라는 큰 경기가 임박한 시점에서 누가 선뜻 임시 감독직을 맡겠다며 나설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단순 친선경기도 아닌 월드컵 예선전을 임시 감독에게 맡길 수 있나. 그렇게 임시 감독 체제라는 비정상적 팀을 운영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감독마다 선호하는 전술도 다른데 임시 감독 체제 후 후임 감독을 통한 한국 축구의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긍정적인 부분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전력강화위는 여론을 의식해 뒤늦게 임시 감독을 선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듯하다. K리그가 곧 시작되는데 곶감 빼먹듯이 K리그 감독을 데려가는 축구협회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기존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사실 축구협회의 행정력에 후한 점수를 주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축구협회가 그동안 반복했던 감독 선임 과정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한국 축구의 장기적인 비전을 보여주면서 그에 걸맞은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라면 일부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지적을 받는다고 해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아직까지 월드컵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후 한국 축구의 목표는 4년 주기로 설정되고 있다.

4년짜리 목표를 세우기 급급한데 한국 축구를 한 마디로 표현이 가능토록 완성할 수 있는 매우 구체적이면서 장기적 비전을 마련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한국 축구의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해 벤투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룬 성적의 근간인 전술 등을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4년 후 성장할 밑그림을 그리고 이에 맞는 감독을 데려오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축구협회에는 이런 시스템 자체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기대를 할 수 없다. 매우 안타깝다.

시스템이 부재해도 감독 선임 시 후보 평가만 제대로 해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어렵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았다면 과연 클린스만 사태를 겪었을까.

물론 감독 선임을 잘 하고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기행을 기행을 알고 있는 이상 최소한 감독으로 선임되는 일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당장 전력강화위는 어떤 비전을 갖고 그 밑그림을 그려줄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할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국내 감독을 선임할 것인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것인지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만만한 K리그 감독을 데려오는 것 역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우 어려운 작업을 쉽게 하려고 하니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축구협회의 대대적인 개혁 없이는 감독 선임 작업에서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을 기대할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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