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문화철학 박사 / 알티케이뉴스 DB
김용훈 문화철학 박사 / 알티케이뉴스 DB

지난 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하극상 논란이 있었다.

어릴 때 이미 축구 신동으로 이름이 알려지며 일찍 재능을 꽃피웠던 슛돌이 이강인 선수가 대표팀의 맏형 주장 손흥민 선수에게 무례한 행동을 해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사건이다.

‘소년등과일불행(少年登科一不幸)’이라 했다. 너무 이른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거나 유명해지면 불행해질 수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타고난 재능이 일찍 빛을 발하거나 금수저로 태어나 초년에 인고의 고통이 없이 자기가 하고자 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면 결국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이들 소년등과들의 가장 큰 병폐는 거만함에 있다. 인간은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거만한 사람을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잘 나갈수록 겸손해야 한다.

흔히 우리는 버릇없는 사람을 싸가지가 없다고 말한다. 싸가지는 ‘싹수’의 방언으로 여기서 ‘싹’은 작은 씨앗에서 나온 싹을 뜻한다. 그 싹의 씨앗은 무엇일까? 바로 인간 본성의 인(仁), 의(義), 예(禮), 지(智) 네 가지 씨앗이다.

그래서 싸지지가 없음을 빗대서 네 가지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수전노를 노랑이라고도 하는데 오행에서 황색은 토의 색깔이며 팔자에 토가 많으면 가색격(稼穡格)으로 창고에 곡식과 재물을 저장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데 싹수마저 노랗다면 자기혼자 잘 먹고 잘 사는데 혈안이 되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의예지를 베푸는데 인색하다. 이런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없다.

소학의 머리말에는 “인의예지는 인성의 벼리이다.”(仁義禮智, 人性之綱.)라고 했다. 벼리는 그물을 하나로 묶을 수 있게끔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로서 으뜸이나 근본을 뜻한다.

인(仁)은 사랑하는 이치요, 의(義)는 마땅히 하는 이치요, 예(禮)는 공손히 하는 이치요, 지(智)는 분별하는 이치이다. 이 네 가지 씨앗은 인간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대학장구 서문에서 주자는 “하늘이 사람을 내릴 때 이미 인의예지의 본성을 부여했지만 그 기질을 받은 것이 똑 같지는 못하다.”라고 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인의예지의 천리가 모두 갖춰져 있지만 치우쳐진 기질과 욕심으로 이것을 잘 발현하지 못한다. 따라서 수양(修養)이라는 물을 이 네 가지 씨앗에 잘 뿌려주며 키워나가야 한다.

유교가 뿌리 깊게 박힌 동북아시아에서는 자기의 재능, 권세만 믿고 날뛰다가는 살아남기가 힘들다. 이강인에 대한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하지만 이강인은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선수이다.

인간은 누구나 늘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실수를 통해 크게 깨닫는바가 있다면 더 크게 성장 할 수도 있으니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이강인은 지금 바르게 잡아줄 스승이 필요하다.

성균관대학교 김용훈 문화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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