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공운수노조 쿠팡, 쿠팡이츠, 쿠팡물류센터 3개 노조와 함께 ‘쿠팡의 반노동 실태 증언 및 경영진의 자성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남기두 기자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공운수노조 쿠팡, 쿠팡이츠, 쿠팡물류센터 3개 노조와 함께 ‘쿠팡의 반노동 실태 증언 및 경영진의 자성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남기두 기자

쿠팡물류, 쿠팡배송, 쿠팡배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쿠팡의 반노동 실태를 알리는 등 ‘노동기본권 보장’을 목표로 공동 대응에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쿠팡물류센터지회,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배달) 등 쿠팡 3개 노조는 지난 9월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쿠팡에는 트럭 배송을 하는 쿠팡지부, 쿠팡이츠에서 오토바이 배달을 하는 쿠팡이츠협의회, 쿠팡풀필먼트 물류에서 일하는 쿠팡물류센터지회 등 3개 노조가 있다. 이들 3개 노조는 2년 넘게 많게는 90회가 넘는 교섭을 진행했으나 쿠팡 측이 기본적인 노조 활동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진영 쿠팡지부장은 “우리 3사 노조는 각각 업무환경, 근로체계도 다르지만 회사의 태도와 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이 잘못됐기에 투쟁을 위해 뭉쳤다”고 말했다.

◇ 잇따른 산재…장시간 노동 심각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빠른 시간 안에 배송하는 ‘로켓배송’을 내세운 쿠팡과 쿠팡풀필먼트는 야간 노동을 포함한 24시간 운영으로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산재 신청 상위 10개 사업장 중 쿠팡주식회사, 쿠팡풀필먼트, 쿠팡이츠서비스 등 쿠팡의 3개 개열사의 산재신청 건수가 각각 1135건(2위), 373건(7위), 339건(9위)으로 모두 10위권 내에 진입해있다.

쿠팡물류센터지회는 폭염 대책 마련, 휴게시간 보장, 부당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로켓 배송을 위한 마감 시간과 높은 업무 강도, 8~9시간의 노동 중 식사시간 이외에 휴게시간이 없음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 및 체력 고갈 등 노동강도가 배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 대책위에서 진행한 ‘쿠팡 노동자, 일터를 말하다’ 자료집에 따르면 쿠팡물류센터 중에는 10~15분씩 휴게시간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점심시간 외에는 휴게시간이 아예 없는 물류센터도 있다. 점심시간 1시간 외에 휴게시간이 부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일부 센터에선 점심시간 1시간을 40분으로 줄이고 쉬는 시간을 2시간마다 10분씩 부여하는 방안을 쓰고 있다.

같은 자료집에서 쿠팡 고양물류센터의 경우 별도 휴게공간이 없었고, 쿠팡 동탄물류센터의 경우 휴식공간은 출근 장소에 의자를 다수 놓은 것이 전부이고 그나마도 의자가 부족하고 의자가 불편한 사람들은 사물함 등 관리자가 없는 곳 바닥에 앉아 쉬어야 한다.

물류센터 사업장의 경우 운송업 내지 운송관련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제59조(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특례)에 근거해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한 경우 1주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 근로를 하거나 휴게시간 변경이 가능하다.

문은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변호사는 “물류센터 노동은 장시간 노동, 높은 업무강도, 야간노동의 문제가 모두 집약돼 있다”며 “이미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산재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노동시간 등에 관한 법적, 제도적 규제를 하지 않고서는 산안법상 안전, 보건에 관한 조치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물류센터 노동은 정해진 시간에 많은 물량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매우 높다”며 “근본적으로 물류센터 작업장을 노동자가 상주해 일할 수 있는 곳으로 건축할 수 있게 하고 작업시 기온이 너무 높거나 낮을 경우 옥외작업장과 마찬가지로 사업주에게 조치의무를 부과하도록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쿠팡이츠, 배달 노동자들 희생 강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 노조와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은 쿠팡 배달 앱에서 로그아웃을 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하며 기본 배달료 인상과 할증 도입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기본배달료를 20%(3100원→2500원) 일방적으로 삭감한 데 이어 기준 없는 거리할증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협상에 나서지 않아 파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원이 특수고용으로 채용돼 일하는 쿠팡이츠는 배달 플랫폼 회사 중 가장 낮은 기본 배달료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배달이 몰리는 시간대 2시간 30분~3시간 동안 회사가 정해준 목표 배달 건수(7~9건)를 채우면 인센티브를 주는 ‘성과배달료체계’는 쿠팡이츠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제도로 꼽힌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은 “쿠팡이츠가 하는 시간 압박 미션은 1건당 20분 안에 완료해야 한다. 10년 전에 ‘30분 배달제’로 청소년 노동자가 사고가 나서 목숨을 잃으면서 굉장히 비인간적인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폐지됐는데 쿠팡이츠는 그보다도 더 빠른 배달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 국장은 “1년간 24차례 단체 교섭을 진행했지만 어떤 진전도 없었다”라며 “이런 문제들에 대해 쿠팡 3개 노조와 연대해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직장 내 괴롭힘도 급증

직장 내 괴롭힘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쿠팡, 쿠팡풀필먼트 직장 내 괴롭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2019년 7월 16일부터 2022년 8월 31일까지 쿠팡은 64건, 쿠팡풀필먼트는 92건 등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온라인 구매 확대와 음식 배달 등의 활성화로 쿠팡 등 관련 업종에서 산업재해 등 다양한 문제들이 잇따르고 있다.

진성준 의원은 “쿠팡은 노동자 안전보다 기업 수익 증대를 위해 노동자를 위험에 내몰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과 산재사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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