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8년 만에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 인상을 추진한다. 인상금액은 기존 요금에서 300원 오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 유력하다. 그동안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서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최대한 늦게 진행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도 어려운 사정이 있어 부득이하게 인상한다고 언급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요금인상과 함께 공개한 자료를 보면 경쟁력 없는 서울시 대중교통의 민낯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에 대해 "교통복지"를 강조하면서 "한계에 도달한 대중교통 경영 악화 상황을 개선하고 중단 없는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자료를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절망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다. 이를 보면 한계에 도달한 대중교통 경영 악화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결코 없다. 요금인상은 당장 중단할 수 없는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땜질식 방안을 가동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버스의 경우 2018년 2842억원 적자를 기록한 후 2019년 3538억원, 2020년 6784억원, 지난해 7350억원으로 급등했다. 올해는 6582억원으로 소폭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영상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지하철의 적자 규모는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버스의 적자는 애교 수준이다. 2018년 5880억원에서 올해 1조2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시의 요금인상을 위한 절망적인 내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희망을 찾아볼 수 없는 문구들로 가득하다. 요금인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확실하게 알려준다. '서울시 인구 감소에 따른 이용객 감소, GTX·민자철도 개통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8년 전 물가 수준의 요금으로는 장래 대중교통의 안정적 운영은 더욱 불투명하다'고 강조한 부분이다.

인구 감소는 저출산·고령화로 이미 예측된 것인데 그동안 이에 대한 전혀 대비가 없었다는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5호선 노선 연장 공사 추진 등을 왜 하는 것인가. 더 이상 확장하지 않고 현재 운영 중인 노선만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8년 전 물가 수준에서 현재 수준에 맞게 대폭 확대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있을까. 적자 규모가 1조원 이상인데 말이다.

여기에 '국내 타 시·도와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하더라도 서울 대중교통 요금 수준은 매우 낮다', '현재 서울 지하철 시설의 노후화율은 66.2%', '친환경 버스 전환과 함께 충전기 등 기반 시설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 등 희망적인 문구는 단 한 줄도 찾을 수 없다.

특별한 자구책을 마련해 추진한 것도 없다. 이러니 해마다 적자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적자를 줄이기 위한 절박함이 있긴 한 것인가. 더 이상 추가로 노선 확장을 위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또 화물연차로의 전환, 지하철 운행을 근로자·학생 등의 이동이 많은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고 대폭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일 것이 자명하다.

서울시는 "시민의 손을 빌어 부득이하게 요금 인상을 추진하나 미래 세대와 시민을 위한 안전한 환경 마련, 서비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적자 폭이 커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까.

경쟁력이 없는 교통기업이지만 단순히 복지 제공 차원에서 그저 명맥을 잇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현실에 맞게 복지 제공 횟수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부득이한 인상'이라는 핑계를 지속적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나올 핑계는 절망감 아닌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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