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기업에 쏟아진 184억 원 ‘미스테리’
-대가성‧보험성 투자 의혹, ‘제2의 미르재단’ 사태로 번지나
-특검 ‘김건희 국정 개입’ 정조준
김건희 여사의 측근 인사와 관련된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이 확산되면서 키움증권, KB, 한국증권금융, 효성, 카카오 등 주요 금융권과 대기업들이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김 여사의 최측근이자 ‘일가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플랫폼 업체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에 대기업과 유력 금융사들의 거액 투자가 집중된 배경이다. 이 중 46억 원이 김예성에게 흘러간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이 투자의 성격을 단순한 기업 활동이 아닌, 대통령 부인과의 친분을 매개로 한 ‘대가성 뇌물’ 또는 ‘보험성 투자’일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 “오너 리스크 회피용 보험?”…재계 인사 줄줄이 소환
특검은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 중이다. 도이치모터스와 그 계열사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으로 SH수협은행과 수협중앙회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SH수협은행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주가조작으로 재판을 받던 도이치모터스에 무담보 대출을 내준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금융사는 한국증권금융, 키움증권, JB우리캐피탈 등이며,키움증권은 10억 원을 각각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여사 특검팀은 이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비롯해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익래 전 회장은 7월 17일 오전 일찍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고,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도 같은 날 조사를 받았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7월 21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8월 4일 각각 특검에 출석했다. 조현상 부회장의 경우 애초 7월 21일 조사 예정이었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연기됐다가 특검의 압수수색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특검 수사에 따르면, IMS모빌리티는 2023년 1월 기준 순자산 556억원에 비해 부채가 1414억원에 달해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6월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를 통해 9개 기업으로부터 총 184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투자에는 한국증권금융(50억 원), HS효성 계열사(35억 원), 카카오모빌리티(30억 원), 키움증권(10억 원) 등이 참여했다. JB우리캐피탈, 유니크, 경남스틸도 각각 10억 원을 투자했으며, KB캐피탈은 펀드를 거치지 않고 같은 해 9월 20억 원을 직접 투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KB캐피탈은 2023년 9월 IMS 주식 4만5000주를 매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키움증권, 한국증권금융 등 9곳이 오아시스 펀드를 통해 투자한 지 3개월 뒤에 이뤄진 투자였다.
KB캐피탈은 IMS모빌리티와의 탁송 계약을 통해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의 배송 서비스 역량을 확대하려 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계약 전에는 자동차매매업 라이선스가 없어 전국 서비스가 어려웠지만, 계약 이후 전국 단위 배송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특검은 이들 기업이 ‘정상적 투자’가 아닌, 김건희 여사 혹은 대통령실과의 친분을 고려한 ‘대가성 투자’를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기업 대부분이 당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있었고, 투자 시점 전후로 제재 수위가 낮아지거나 민감한 이슈가 사그라든 점이 공교롭게 겹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던 중이었고, 키움증권은 회장의 주가조작 의혹에 따른 수사, HS효성은 경영진의 계열사 신고 누락 등 ‘오너 리스크’가 부상하며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IMS모빌리티 투자 이후 관련 리스크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예성 씨는 자신의 지분을 ‘처분’했다며 IMS의 투자 유치에 앞장섰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설립한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법인을 통해 지분을 넘긴 정황이 드러났다. 이노베스트코리아는 이후 46억 원어치 IMS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김 씨가 사실상 투자금을 차명으로 빼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건희 집사 게이트’는 표면적으로는 부실기업에 대한 비상식적 투자 사건이지만, 그 이면에는 대통령 부인의 최측근이라는 보이지 않는 권력을 이용해 기업들의 현안을 해결해주고 그 대가로 투자금을 유치한 ‘권력형 비리’의 구조를 띠고 있다.
◇ 특검의 칼날, ‘제2의 미르재단’ 사태 되나
‘집사 게이트’ 수사는 관련 기업 실무자 선을 넘어 그룹 총수들을 직접 겨누며 재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낸 뒤 총수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일부는 법의 심판을 받았던 ‘국정농단’ 사태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특검의 수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8월 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수사에 급물살이 붙고 있다. 그는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하며 도이치모터스 2차 작전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 중 관련자에게 “김건희나 VIP(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얘기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며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군 인맥을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에도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멋진해병’이라는 단체 대화방에서 이 전 사단장을 언급하며 로비 가능성을 시사했고, 특검은 이 채팅방과 로비 과정의 연관성을 정밀 추적 중이다.
군 로비, 금융 로비, 그리고 비선 정치권 커넥션이 교차하는 복잡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인 비리 사건이 아닌 복합적 국정농단 사안으로 비화할 수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검 수사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그리고 이를 통해 드러날 정치권과 재계의 새로운 유착 고리가 무엇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본지에 “김건희 여사와 측근 관련 기업에, 수익 가능성조차 없는 부실기업에, 수백억 대가 쏟아져 들어갔다는 건 단순한 투자 판단 미스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특검팀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주가조작 1차 주포 이모씨,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함께 통정거래 3700여 회 가까운 비정상 매매에 동참하고 이 과정에서 8억1144만 원의 이득을 얻었다고 봤다.
김 여사가 2010년 1월 권 전 회장 소개로 이씨를 만나 주가조작을 공모했으며 계좌를 맡긴 이씨 측에 수익의 30~40%를 나눠주고 손실이 나면 이를 보전받는 약정도 맺은 것으로 판단했다.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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