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산분할 소송 사상 최고액…SK 최태원 회장 이혼 소송의 두 배 규모
-이혼 소송 직후 단행된 자회사 합병, ‘재산 축소 의혹’ 공방 핵심
-100% 지분 오너의 ‘배당금 잔치’, 공동 창업 아내 지분 매각 과정 재조명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주,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아내 이모 씨의 이혼 소송이 한국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감정 결과, 재산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가치는 최대 8조160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소송에서 분할 대상이 된 규모(약 4조 원대)의 두 배에 달한다. 만약 법원이 이를 인정할 경우, 국내 이혼 재판 역사상 최고액 분할 사례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세기의 이혼 소송’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스마일게이트가 ‘수조원 기업’이 된 배경에는 대표 게임인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의 흥행이 있다. 2007년 출시된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동남아, 남미 등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세계 회원 수 6억7000만 명, 중국 동시접속자 180만 명을 기록했고 중국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2018년 출시된 로스트아크는 2022년 아마존게임즈를 통한 글로벌 서비스에서 동시접속자 132만 명을 기록하며 회사의 제2 전성기를 이끌었다.
◇ ‘8조원 이혼 소송’ 배경은
이혼 소송은 2022년 11월 아내 이 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같은 해 7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재산 분할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실패했고, 결국 8월 말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최초 이혼 요구는 권 CVO가 먼저했다는 것이 이 씨 측 주장이다. 그는 2012년 말 회사 지배권을 100% 확보한 이후 아내에게 이혼 의사를 밝혔으나, 당시 자녀가 어려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권 CVO는 수 차례 이혼을 원했으며, 결국 이 씨는 2019년 두 자녀와 함께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권 CVO는 “아이 교육을 위한 결정”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씨는 “원치 않았던 강제 이주였다”고 반박했다.
이 씨는 자신이 공동 창업자이자 20년간 혼인 관계를 유지하며 자녀 양육에 기여했다는 점을 들어, 권 CVO가 전액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의 절반을 요구하고 있다.
재판부는 감정평가를 위해 외부 회계법인을 지정했고, 결과는 최소 4조9000억 원에서 최대 8조160억 원까지 여덟 가지 시나리오로 나뉘었다.
이례적으로 다양한 평가 결과가 나온 이유는 소송 제기 직후 단행된 자회사 합병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22년 12월, 자회사 네 곳(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스토브, 스마일게이트메가랩, 에스지피엠)을 흡수 합병했다.
아내 이 씨 측은 권 CVO 측이 재산 가치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혼 소송이 제기된 지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자회사 네 곳을 흡수 합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합병으로 인해 지주사의 평가액이 최소 8000억 원에서 최대 1조 5000억 원까지 하락했다는 것이 감정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일게이트 사옥과 토지 등 부동산을 소유·관리하던 ‘에스지피엠’의 합병이 결정적이었다. 이 합병으로 홀딩스가 보유한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크게 늘어났고, 이는 비상장주식 가치 평가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아내 이 씨 측은 권 CVO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의 허점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부동산 자산 비율을 높여 주식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한다. 반면 권 CVO 측은 상증세법에 따른 평가가 합당하다는 입장이며, 이 씨 측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현금흐름할인법(DCF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재판부가 어떤 평가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분할 대상 재산은 3조 원 이상 차이가 날 수 있어, ‘합병의 정당성’과 ‘평가 방식 선택’이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 지분 매각과 ‘배당금 잔치’ 논란
2002년 스마일게이트 설립 당시, 이 씨는 지분 30%를 보유한 주주이자 초대 대표이사였다. 임신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반복된 유상증자와 지분 매각 과정에서 지분을 모두 상실했다. 결국 2012년 권 CVO가 홀딩스를 통해 지분을 재매입하면서 회사는 100% 그의 소유가 됐다.
이 씨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2005년 등기이사직마저 내려놓은 사이, 회사는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상법상 보장된 주주 통지를 받지 못했고, 신주 배정도 받지 못했다. 심지어 2006년 유상증자 당시 권 CVO가 이 씨의 친정 식구에게 1억 원을 빌려 증자 대금을 납입했지만, 그 신주마저 모두 권 CVO에게 돌아갔다. 반복된 유상증자 속에 이 씨의 지분율은 희석되어 2010년에는 3.03%까지 쪼그라들었다.
2010년에 권 CVO는 당시 최대 거래처였던 중국 텐센트에 투자를 받아야 한다며 이 씨를 설득해 남은 지분 전량을 매각하게 했다. 이 씨 측근에 따르면, 당시 권 CVO는 “회사를 키우기 위한 결정”이라며 “향후 사회공헌재단을 만들어 당신이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이사장 자리를 맡기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2년 뒤인 2012년, 권 CVO는 자신의 개인회사인 스마일게이트 홀딩스를 통해 텐센트가 보유했던 지분을 다시 사들여 100% 개인 소유 구조를 완성했다. 이 씨에게 약속했던 재단 이사장직 역시 자신이 맡았다. 결국 아내는 공동 창업한 회사의 지분을 모두 잃고 경영에서도 완전히 배제된 반면, 남편은 회사를 100% 소유한 권력자가 된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권 CVO에게 막대한 배당 수익을 안겼다. 2024년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중간배당 303억 원, 기말배당 696억 원 등 총 1000억 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전액 권 CVO 개인 소득으로 귀속됐다. 이는 SK 최태원 회장(910억 원), LG 구광모 회장(778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최근 5년간 권 CVO가 챙긴 누적 배당금은 4674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 배당액 564억 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이며, 게임업계 내에서도 넥슨그룹 NXC 최대주주 일가 (190억 원),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38억 원) 등과 비교해 압도적인 배당 규모다.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 지분 262만8000주(약 1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게임업계를 제외하고 인터넷 기업 창업주 중 이준호 NHN 회장이 가장 많은 배당금을 수령했다. 이 회장과 친족들이 보유한 NHN 주식은 총 1844만800주로, 전체 NHN 발행주식의 50%를 상회한다. 이를 기준으로 한 배당금 규모는 약 92억 원이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2024년 매출은 1조5222억 원, 영업이익은 5146억 원이었다. 이는 넥슨, 크래프톤에 이어 국내 게임사 중 영업이익 기준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실적은 안정적이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4734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회사 성과와 무관하게 오너 개인의 배당 수익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이번 이혼 소송의 쟁점과 맞물려 ’사적 이익의 독식 구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권 창업자는 2020년 94억 원에 불과했던 배당금을 4년 만에 10배 이상 늘렸으며, 2021년에는 이례적으로 2450억 원의 특별배당을 받기도 했다.
이번 이혼 소송은 최종 재산분할 규모에 따라서 국내 이혼 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아 법조계와 재계의 관심이 계속 집중되고 있다.
이혼 소송이 길어질수록 스마일게이트의 오너십 구조와 도덕성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관계자는 알티케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자회사 합병과 배당 문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개인사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합병은 메가포트(퍼블리싱)와 스토브(플랫폼) 등 사업적 성격이 다른 법인을 하나로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적 판단이었다”며 “오랜 준비 끝에 2022년 12월 진행된 것으로, 권 CVO의 개인적인 이혼 문제와는 시기적으로도 전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실제로 합병 이후 사업 실적이 개선된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이사장 개인의 이혼 이슈와 연결 짓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배당금 논란에 대해서 그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배당 성향은 영업이익 대비 약 15% 수준으로, 국내 대기업이나 동종 업계 평균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은 이익을 내고 이를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정당한 행위이며, 사회적으로도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RTK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