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NH투자증권 고위 임원의 ‘공개매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을 포착하고 본사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NH투자증권은 “사안의 중대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사실관계 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불공정거래는 패가망신으로 끝나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본격 착수한 두 번째 강제수사다.

28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합동대응단은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NH투자증권 기업금융(IB) 부문 고위 임원 A씨는 최근 2년간 상장사 공개매수 과정에서 취득한 내부정보를 외부로 유출해 약 2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합동대응단 조사에 따르면 A씨는 NH투자증권이 주관한 11개 종목의 공개매수 관련 정보를 직장 동료와 지인에게 반복적으로 전달했고, 이들은 공개매수 공표 전 주식을 매수한 뒤 공시 후 상승한 주가에 매도해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혐의자들은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하고 거래 계좌를 수시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대응단은 이를 감시망 회피 시도로 보고 자금 추적과 통신 내역 분석을 병행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윤병운 대표이사는 해외 출장 중인 해당 임직원에게 즉시 복귀를 명했으며, 회사 차원에서도 사실관계를 면밀히 규명하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경제참모회의에서 “주가조작과 내부자 거래는 시장을 병들게 하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패가망신의 본보기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전체 공개매수 55건 중 28건(약 51%)을 주관하며 업계 1위를 기록해왔다. 이번 사건으로 내부정보 관리와 IB부문 통제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내부자 거래 의혹을 넘어 금융회사 내부통제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합동대응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금융권 전반의 윤리경영 강화 압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